[재팬 리포트] 삼성전자 타도 외친 日 반도체 '키오시아' 최소 3개월간 생산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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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삼성전자 타도 외친 日 반도체 '키오시아' 최소 3개월간 생산중지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2.02.13 10: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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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키오시아, 원재료 오염으로 공장 가동 중지
문제 해결까지 최대 3달 이상 걸릴 전망
기업 합병과 신공장 건설로 삼성전자 타도 외쳐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
모기업이었던 도시바의 전철을 밟을 우려 제기돼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글로번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대항마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일본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키오시아가 원재료 오염 문제로 주력 상품인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생산을 중단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키오시아 측은 빠른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복구까지 석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키오시아는 지난해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생산 기업과의 합병 추진 소식과 올해 봄부터 시작되는 신공장 건설로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따돌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적 악화와 이번 공장 중단 사태로 오히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키오시아가 미에현과 이와테현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다루는 주력 상품인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BiCS FLASH’의 생산을 1월 말부터 일부 중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도 관련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키오시아는 도시바가 경영난 때문에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설립된 기업으로 예전 회사 이름은 ‘도시바 메모리 홀딩스’였다.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지된 키오시아의 이와테현 공장.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지된 키오시아의 이와테현 공장.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번에 문제가 된 3차원 플래시 메모리는 일반 메모리 카드와 스마트폰, 막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 등의 서버에 디지털 정보를 기록하는 반도체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키오시아의 이번 사태는 불순물이 포함된 원재료를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조사 중이며 조기 복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2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출하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키오시아 측의 발표도 전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일본의 전자 분야 전문지인 ‘EE Times Japan’의 보도에 따르면, 자체 취재 결과 문제가 생긴 공정과 불순물에 관한 내용은 ‘비공개’라는 답변을 키오시아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뢰성과 품질을 함께 갖춘 메모리 제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키오시아.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신뢰성과 품질을 함께 갖춘 메모리 제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키오시아.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키오시아의 홍보팀으로부터 ‘BiCS FLASH’의 재고가 남아 있으므로 현시점에서 출하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한편, 키오시아와 공동으로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하드디스크 생산 업체인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 WD)은, 이번 제조 정지의 영향으로 저장 용량 기준에서 적어도 6.5 엑사바이트 (1 엑사바이트 = 약 10억 기가바이트) 감소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반면, WD의 견해에 관해 키오시아의 홍보 담당자는 키오시아와 WD가 각각 개별적으로 영향을 조사하고 있어, 현시점에서 저장 용량 기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키오시아가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오시아의 제품 생산 중단 보도가 나온 하루 뒤인 11일,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낸드 플래시 가격이 올해는 8~13%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사고로 수급에 변수가 생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낸드 플래시 시장이 1년 내내 약간의 공급과잉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올 1~2분기의 평균가격이 하락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키오시아 공장의 원재료 오염 상황이 심각해, 올해 1~3월 사이의 가격 하락 폭은 5~10%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서 트렌드포스는 키오시아의 공장 중단 사태로 인한 영향은 올해 1~3월 전 세계 생산량의 13%, 올해 전체의 약 3%를 차지하는 수준이라며, 올해 4~6월 사이에 낸드 플래시 가격이 510%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키오시아 측이 이번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오염된 재료와 부품을 즉시 교체할 수 있는 재료 공급업체의 한정된 재고를 고려하면, 오염 문제를 2주일 안에 해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악의 경우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지된 키오시아의 미에현 공장 입구.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원재료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지된 키오시아의 미에현 공장 입구. 사진=키오시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일본의 한국전문지인 ‘Wow Korea’는 11일, 이번 사고가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낸드 플래시 생산 차질 상황이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고 등의 이벤트로 공급량이 줄어들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지난해 3월, 플래시 메모리 분야의 경쟁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또는 웨스턴 디지털(WD)이 키오시아 홀딩스의 도시바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 소식이 나왔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플래시 메모리 분야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대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정부의 견제와 키오시아의 투자사인 SK하이닉스의 반대 기류에 합병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1위를 삼성이 차지한 데 반해, 2020년 9위였던 키오시아는 10위에서 밀려난 것은 물론, 이에 세계 매출 상위 10위 안에서 일본 기업이 사라지게 됐다.

불과 두달 전인 지난해 12월만 해도 일본 언론들은 키오시아의 이와테현 제2 생산 공장이 올해 봄 착공된다면서 공장이 완공되면 라이벌인 삼성전자를 추격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제품 생산 중지 사태로 삼성전자를 추격한다는 목표 달성은 쉽지 않게됐다.  

게다가,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 인수 절차를 마치면, 키오시아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되므로 키오시아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제조업은 품질 관리조차 되지 않게 된 것은 물론, 품질 위조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한탄했다. 반면, 이어지는 반도체 공장의 사고로 외부에서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키오시아가 최근 경영에서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기업 해체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도시바 관련 회사라는 것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결국, 무리한 원가 절감을 추진해 원재료의 질을 떨어뜨린 것 아니냐며, 역시 도시바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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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2-02-14 04:02:47
SIA에서 낸드 공급망 전수조사하기전에 공급조절해서 가격높이려는 장난질은 안하는게 좋아

맥심 2022-02-13 17:19:08
올해 4~6월 사이에 낸드 플래시 가격이 510% 급등할 가능성
☞ 5~10%를 잘못 쓴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