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200조 증발…공포에 눌린 韓 증시, IPO시장도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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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200조 증발…공포에 눌린 韓 증시, IPO시장도 얼어붙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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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효과’는커녕 지수 하락에 ‘몸살’
美 금리 최대 일곱 차례까지 오른다
“코스피지수, 2500선까지 떨어질 수도”
IPO 시장도 찬바람 부나…현대ENG 상장 철회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38포인트(0.13%) 높은 2617.87로 개장해 상승 뒤 등락을 거듭하다 장중 2600선이 붕괴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38포인트(0.13%) 높은 2617.87로 개장해 상승 뒤 등락을 거듭하다 장중 2600선이 붕괴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미국 FOMC 성명서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수급 불안을 일으켰던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에도 안갯속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일제히 코스피지수를 하향조정했다. 투자자들은 ‘1월 효과’는커녕 떨어지는 칼날을 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美 금리인상, 1년 내 최대 7번 올릴 수도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85포인트(1.87%) 오른 2663.34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지수가 2614.49로 마감하며 2020년12월3일(2696.22) 이후 13개월 만에 2700 아래로 급락한 것에서 반등했다. 

이날 2617선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600선 아래인 2591.5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장중 2600선이 무너진 건 2020년11월30일(2591.34)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전날 3.50% 급락한 데 이어 추가적으로 0.88% 급락한 것이다. 이는 52주 최저점이다. 

증시가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3.50%)으로 급락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력한 긴축 시그널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로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오는 3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가진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앞으로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느냐’란 질문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파월 의장은 모든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강력하고 공격적인 매파적 성향의 정책을 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애초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3~4회 정도로 예상했지만, 올해 3·5·6·7·9·11·12월 총 일곱 차례 남아 있는 FOMC 회의에 따라 최대 총 일곱 차례까지 금리인상 가능성이 언급됐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당장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금리인상 횟수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수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3회에서 3~4회로, 삼성증권은 3회에서 4~5회로 변경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FOMC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종전보다 한단계 더 매파적으로 선회했다고 평가한다”며 “더구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개시를 알리는 행보가 이어진 만큼 통화정책을 둘러싼 금융시장의 부담도 차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종가기준 코스피지수. 코스피지수는 한 달 간 11.02% 급락했다. 사진=구글 '코스피지수' 종목창 캡처
28일 종가기준 코스피지수. 코스피지수는 한 달 간 11.02% 급락했다. 사진=구글 '코스피지수' 종목창 캡처

코스피, 2700대 회복 못 하나…더 떨어질 수도

연준의 강한 긴축 신호에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빠르게 떠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카카오만 9450억 원어치를 팔았으며, 네이버 7885억 원어치, 카카오뱅크, 삼성SDI를 각각 5350억 원, 3139억 원을 팔아치웠다. 

전날인 27일 신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틀간 무려 1조500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의 88%에 달하는 규모다. 28일엔 약 3890억 원가량을 팔았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개인과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위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올해만 코스피 시장 115조 원가량이 사라졌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 3일 약 2211조 원에서 28일 2096조 원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8조 원가량이 날아갔다. 한 달 새 총 183조 원이 사라진 셈이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지수가 최대 25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를 2500~2950포인트로 재산정한다”며 “이번 하락은 12월 초 고점 대비 –13.7%를 기록하고 있어 하락 폭이 과거 사례에 비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2800~3400포인트에서 2650~315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와 긴축 고삐를 죄겠다는 연준의 어색한 결합에 현 사이클의 대장주인 나스닥이 12%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거래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IPO(기업공개)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28일 IPO 대어로 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돌연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 대표 주관 회사 및 공동 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증시 환경이 좋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지수가 보수적일 땐 원하는 몸값을 측정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라면 높게 공모가를 산정해도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편, 올해도 대규모 IPO가 예정돼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신규 상장 풍년이 예상된다”며 “예상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 수는 13개로 올해의 11개보다 많고, 초대형이라고 볼 수 있는 10조원 이상에 도전하는 기업은 5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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