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 고조에 글로벌 위험자산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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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 고조에 글로벌 위험자산 '휘청'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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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에 위험회피 심리 뚜렷
유럽증시·아시아증시·미 증시 등 일제히 휘청
달러·스위스프랑·금 가격은 강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로 시장의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폭락한 반면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와 금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위험자산 일제히 휘청...루블화 폭락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계속되는 러시아의 군사행동 위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가족에게 철수를 명령하고, 미국 정부가 직접 고용한 민간인들의 자발적 철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대한 군사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경과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안보 환경은 예측 불가능하며 별 예고없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10만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도 이어졌다.  여기에 전일 뉴욕타임스(NYT)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에 미군 병력 증파를 고려한다는 보도도 더해졌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최근의 매각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 증시와 채권 시장은 추락했고, 루블화는 폭락했다. 

CNBC에 따르면 모스크바 MOEX 러시아 주가지수는 전일대비 5.9% 급락했으며, 연초 이후 15% 하락했다. 러시아 주가 지수인 RTS는 전일대비 8.1%하락했고, RTS 지수는 연초 이후 19% 급락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폭락했다. 이날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당 79.17루블에 거래됐는데, 달러당 루블화 환율이 79루블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증시와 유럽증시도 타격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2020년 말 이후 약 13개월만에 처음으로 2700선대로 내려앉았다. 일본증시와 중국증시는 소폭 반등했지만 홍콩항셍지수는 2.8% 급락했다. 

유럽증시에서는 Stoxx 유럽 600 지수가 3.8% 급락하며 10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올해 들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 증시는 막판 반등에 성공했지만, 장 중에는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급락하는 등 크게 휘청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 중 한 때 연초 경신한 신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나스닥 지수와 함께 '조정의 영역'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16% 이상 떨어지며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점 대비 20% 급락했을 경우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나스닥 증시 내 3600여개 종목 중 71%는 이미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한 상태다. 

안전자산 수요 늘어...달러 강세 뚜렷

반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와 스위스 프랑, 일본 엔화 등은 강세 흐름을 보였다.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는 다른 G10 국가들의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스위스 프랑은 유로화 대비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 선물은 전일대비 9.90달러(0.5%) 오른 온스당 184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군사행동 우려가 커지고 연준이 이번주 강경한 정책 기조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위험회피 기류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글로벌 증시 타격은 일시적"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영향을 받는 것이 일시적인 흐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글로벌 경제 및 멀티애셋 연구 책임자인 코쿠 아그보 블루아는 블룸버그 TV를 통해 "확실히 완벽한 폭풍이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일시적인 시장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 역시 "과거의 지정학적 위기로부터 얻은 결론은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2001년 9·11 테러 이전 60년 동안 가장 최악의 정치적, 경제적 위기 28건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위기가 시작된 지 6개월 후 다우 지수가 더 높아진 경우는 19건에 달했다. 

28건의 위기 이후 6개월간 평균 상승률은 2.3%다. 9·11 사태 당시에도 다우 지수는 그 여파로 17.5% 하락했지만 6주 후인 10월26일에는 9·11 사태 직전인 9월10일 주가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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