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의 화폐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반 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년 12월 일본 엔화의 실질실효환율(2010년=100)은 68.07로 지난 1972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보도했다.
실질실효환율은 무역량 등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의 통화가치를 계산하고 물가변동을 고려해 조정한 것으로 비쌀수록 해외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BIS는 지난해 12월 수치는 통계를 발표한 1994년 이후 최저치였던 2015년 6월 수준이라고 밝혔다. 1993년 이전에는 일본은행이 추계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16엔대로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21일 아시아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3.920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1년 전보다 10엔은 오른 셈이다.
엔화 약세는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와 관련해 "일본 경제 전반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하다"라고 전망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실질 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8%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엔화 약세가 수입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라는 점이다. 일본 수입물가지수에서 소고기 값이 지난 10년간 140% 이상 뛰었다. 닛케이아시아는 "만약 수입업체가 이러한 가격 상승분을 전가한다면 소비자가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엔화가 이른 시일 내로 강세를 나타내진 않을 듯하다"라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중앙은행들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차는 엔화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하는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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