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HDC현산, '영업정지 8개월' 사전통지…갈수록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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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산, '영업정지 8개월' 사전통지…갈수록 첩첩산중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1.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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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동 건물붕괴 관련 영업정지 8개월 처분 요청
현산, 청문 절차 거쳐 3월께 최종 처분 받을듯
사고발생 10일만에 현산 시총 6500억 사라져
HDC현대산업개발.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연이은 광주 건물붕괴 사고로 진퇴양난에 빠진 현대산업개발에 영업정지 등 중(重)한 처벌이 속속 내려질 전망이다. 붕괴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5명은 여전히 매몰위치도 파악하지 못해 사고수습은 더욱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0일엔 지난해 일어난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사고에 대해 HDC현산에 처벌이 예고됐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철거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는 사상자가 17명이나 되는 참사였다. 이에 대해 광주 동구청이 원청사인 현산에 대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본사소재지 관할 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82조 2항 5호와 시행령에 근거한 조치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광주 동구청이 요청한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HDC현산에 사전 통지하고 의견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HDC현산 의견을 받는 대로 청문 절차를 걸쳐 최종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결과는 오는 3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견 제출을 요청 받은 것은 맞다"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며, 정확한 의견 제출 시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학동 사고로 인해 8개월 영업정지를 받은 뒤에 더 큰 처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 최대 1년의 영업정지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두 합하면 최대 1년8개월 영업정지도 가능하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17일 "가장 강한 페널티(제재)를 줘야 한다"고 발언해 현산의 건설업면허 등록말소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이름으로 건설업을 새로 등록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거센 반발 여론과 과거 공사 실적이 사라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산의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며 실제 계약해지 사례도 나오고 있다. 내년 7월 착공을 앞둔 울산 남구 B-07 재개발 조합은 20일 현산과 가계약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지난해 7월 울산 남구B-07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곳은 지하 3층~지상 43층 10개동 아파트 1391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4081억원 규모다.

계약해지를 논의하는 곳은 또 있다. 내달 초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총회를 통해 현산과의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규수주 불가는 물론 기존 수주 사업조차 줄지어 계약해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7월 수주한 울산 남구 B-07구역 조감도. 자료제공=현산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7월 수주한 울산 남구 B-07구역 조감도. 자료제공=현산

이같은 소식에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붕괴사고 이후 8거래일째 하락세다. 20일 종가기준 1만5400원을 기록했다. 사고 전날인 지난 10일 주가(2만5800원)보다 4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조6791억원에서 1조480억원까지 떨어져 약 6500억원이 사라졌다.

오는 3월 예정된 현산 정기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에 나서 재발방지책과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할 경우 현산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주주대표소송제도는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경영진에 대해 주주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소송을 진행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주가 손실 보상'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다면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라는 뜻일 것"이라면서 "또한 폭락한 현산 주식 가치를 일정부분 보상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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