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공모주 수익률 '글쎄'…LG엔솔, 상장 후 주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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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형 공모주 수익률 '글쎄'…LG엔솔, 상장 후 주가 괜찮을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2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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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새 역사 쓴 LG엔솔…27일 상장
실제 유통 주식 10%도 안 될 가능성 높아
지수 조기 편입으로 자금 유입 확률 ↑

‘IPO 대어’ 카카오뱅크·크래프톤 등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 수익률 시원찮아
오버행·공매도 이슈, 주가에 영향줄 수도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단군 이래 최대 공모주’라는 수식어답게 기업공개(IPO)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이틀간 청약 증거금만 114조 원이 넘었고, 청약 건수는 442만4470건에 달했다.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가운데, 지난해 상장한 대형주들의 현재 수익률을 감안하면 과한 낙관론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 충분해

기업이 상장한 후 단기 주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유통되는 물량이 전체 중 14.53%(3400만주)밖에 안 되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춰진 편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의 77.4%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는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했기 때문에 실제 유통주식은 전체의 10%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기준으로만 해도 시가총액이 70조2000억 원으로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른다. 사실상 코스피200 지수와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조기 편입이 확실시돼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면 시총은 무려 182조5000억 원이 되고, ‘따’(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 형성)만 돼도 시총 140조 원이 된다. 

여기에 코스피200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비중에 따라 주가가 어떻든 간에 주식을 사들여 편입 종목을 조정해야 하므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일어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제한적인 유통물량, 순수 배터리 업체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최근 발표한 증설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2025년의 기대감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며 “현재 고객사와 신규 조인트벤처(JV)까지 고려하면 시장점유율 확대, 차별적인 밸류에이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공모 대형주 현재 성적 ‘글쎄’…오버행 이슈도 

다만 지난해 IPO 대형주들로 불렸던 기업들의 현재 수익률을 살펴보면 무조건적인 기대는 좋지 않다. 지난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만 20일 종가 기준 공모가 3배 수준의 주가(19만500원)를 형성하고 있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공모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거나 심지어 더 낮은 수준의 주가를 찍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시작해 상장 첫 날 공모가보다도 낮은 45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20일 현재 크래프톤의 종가 기준 주가는 32만5000원으로, 공모가와 비교해 무려 34.74%나 급락했다.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해도 28.41%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3만9000원으로 형성됐는데 현재 주가는 4만2750원으로, 9.62% 오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장 첫날 종가가 6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8.04%가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최근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각 여파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공모가 9만 원에 시작해 한때 24만8500원까지 올랐지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보유 지분 44만993주를 팔아치우자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이전에 역대 최대 공모 청약 증거금(81조 원)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10만5000원의 2배 21만 원으로 형성됐지만, 결국 26.43%(5만5500원) 급락한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14만원선에 머무른다. 

지난해 5월 상장한 SKIET는
지난해 5월 상장한 SKIET의 1년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SK아이이테크놀로지' 종목창 캡처

이렇듯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외부 이슈에 따라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투자자들의 청약 증거금 성적이 상장 후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77.4%로, 6개월 확약은 34.8%, 3개월 확약은 26%, 15일 확약 15.4%, 1개월 확약 1.2% 순이다. 즉 최소 15일 후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기관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쏟아져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월4일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 보유기간이 풀리면서 492만2063주가 한 번에 쏟아져 10%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해 9월 의무보유 해제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4.95% 급락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MSCI 및 코스피200 지수에 각각 2월 14일, 3월 11일에 조기 편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의 공매도 타깃으로 전락할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 초기에는 다양한 수급 이슈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초에는 수급적인 이벤트가 주가 움직임을 주도하지만 점차 펀더멘털과 적정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등과 같은 정성적 요인과 궤를 같이할 수 밖에 없다”며 “분명한 건 상장 후 약 한 달인 2월 말에는 기존 수급발 야생의 모습에서 합리적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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