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러시아 의료관광시장…한국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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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러시아 의료관광시장…한국 3위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5.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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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스라엘 이어 점유율 16%…연 14억 달러 러시아 의료관광시장 잡아야

 

우리나라가 러시아의 의료관광 대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해외 의료관광 대상국으로 우리나라는 독일과 이스라엘에 이어 3위로 올라서며, 러시아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 의료진과 시스템이 우수하고 치료종목의 폭이 넓으며 테러 위협이 작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는 독일(1위)과 이스라엘(2위)이며, 한국, 인도, 터키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방문하는 러시아 환자의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기준으로 최근 6년간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 의료관광객 수는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약 2만 명의 러시아인이 의료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환자의 총 진료비는 792억 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이 지출한 총 진료비의 11.8%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러시아인들은 방한 환자 수 규모로는 3위, 진료수입 규모로는 2위를 기록했다.

2015년엔 러시아 경기침체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러시아의 Outbound 의료관광객 수가 크게 위축되고, 한국 방문 러시아인 환자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에게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러시아인들의 한국 의료관광이 잠재적으로 큰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한국 선호…부정적 이미지 개선 필요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은 우수하고 저렴하며 폭넓은 진료과목의 의료 서비스가 최대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유럽의 대러 경제제재 조치, 중동 지역의 테러 위협 지속이 러시아인 환자를 유치하는 우리 병원들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더디게 진행되는 러시아 정부의 의료 서비스 개선과 신규 투자로 러시아 환자의 외국 방문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코트라는 예상했다.

외국인의 한국 의료관광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의료 관련 기기 및 제품의 해외 수출과 병원의 해외진출로 연결된다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하지만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 불명확한 진료비, 외국인에 대한 진료비 과다 부과 사례 등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아직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 소비 인구가 밀집한 서부 러시아와 한국 간 거리가 멀다는 점도 약점이다. 게다가 싱가포르,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적극적인 환자유치 활동이 주요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고급화하는 트렌드

 

러시아의 의료관광 수요는 점차 고급화되고 있어 환자들이 가격 조건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와 첨단의 의료 기술 및 장비를 중시하는 경향이다.

국제의료관광저널(International Medical Travel Journal)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의료관광을 가는 러시아인들은 42%가 의료기술이나 특수 치료를 희망하며, 33%가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에는 의료관광 전문 에이전트를 통한 의료관광 패키지 이용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환자들이 직접 해외의 전문 병원을 접촉해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러시아 의료 전문 전시회인 모스크바 메드쇼가 2015년 3월 4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2%의 응답자가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간다고 응답한 반면, 29%의 응답자가 치료와 함께 관광도 원한다고 답변했다. 또 58%의 응답자가 해외 의료관광 비용으로 1만~2만5,000 유로를 지출할 수 있으며, 39%가 1만 유로 이하, 3%가 2만5,000 유로 이상 지출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 37%의 응답자가 특수 진단과 치료를 희망, 21%가 진단에 대한 수술 희망, 21%가 성형수술, 13%가 치과진료를 희망했다.

 

▲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각국의 러시아 환자 유치 경쟁 치열

 

① 독일:

매년 약 100만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 강국이다. 러시아인 의료관광 서비스 경험이 풍부해 의료서비스의 필수요소인 신뢰도를 구축해 놓았다. 풍부한 의료진과 첨단 의료설비, 진료 및 치료 항목별 고정가격제 운영,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의료비 적용 법적 보장, 러시아와 독일 도시 간 다양한 직항 운영이 주요 강점이다. 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진료 비용을 외국어로 상시 공개하도록 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의 진료비 차등이 없도록 제도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진료비를 사전에 투명하고 명확한 매뉴얼로 설명해 환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② 이스라엘:

러시아 이민자나 러시아계 유대인이 많아 러시아어 서비스 제공이 일반화돼 있으며, 사해 등 유명 관광지와 연계된 의료서비스를 주로 제공. 유럽에 비해 저렴한 의료비, 기독교 성지로서의 이미지, 주요 도시 직항편 운영 등이 주요 강점이다. 이스라엘 방문 러시아 환자들의 주요 질병은 암, 근골격계, 당뇨병 등이다.

 

③터키;

저렴한 치료비, 유럽 유학경험 보유한 실력있는 의사진, 온천 방문 등 다양하고 저렴한 관광 프로그램 연계, 러시아어 통용 일반화 등이 주요 강점. 2015년 터키의 러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 이후 경제제재 조치, 테러 위험 증가로 최근 터키 방문 러시아인의 수는 다소 감소했다. 성형수술, 치과진료, 안과, 종양 치료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④ 부상하는 아시아

아시아 국가로의 의료관광 수요도 크게 증가해, 2016년 러시아인들의 의료관광 선호지역으로 유럽이 1위(31%), 중동(이스라엘, 터키 등)이 2위(23%)를 기록했으며, 아시아가 3위(20%)를 기록했다.

중국과 인도는 저렴한 가격조건이 가장 큰 강점이며, 인도는 미국과 유럽에서 유학한 우수한 의사들이 많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음. 싱가포르는 우수한 장비와 시설을 갖춘 국영병원이 많다는 점이 특징

 

⑤ 부유층 환자 유치 전문 스위스

스위스는 고급 클리닉을 중심으로 일반적 치료와 성형수술 등의 분야에서 부유층 러시아 환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는 러시아인 환자의 경우 1일 평균 7,589달러를 스위스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niversity Hospital Zurich’는 스위스 공공병원임에도 러시아를 찾는 비즈니스 사절단 등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병원은 자체적으로 국제환자센터(International Patient Centre)를 설립하고 러시아어 구사 직원을 채용해 러시아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센터는 의사와의 스케줄링, 비자지원, 공항픽업, 호텔 추천, 앰뷸런스, 의료보고서, 통번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병원을 이용하는 주요 환자들은 유명인사나 회사 CEO, 고위관리 등이다.

 

▲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러시아 의료관광 형태 및 전망

 

러시아인들의 의료관광은 전문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해외 병원을 직접 접촉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 진다. 아직까지는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많으나, 최근에는 해외병원을 직접 이용하는 환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의료관광 에이전시들은 여행일정 수립, 서류 번역 및 송부, 호텔 및 항공편 예약, 인근 관광지 연계 프로그램 주선 등을 지원하는데, 부실 에이전시 난립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에이전시가 서비스 수수료를 과하게 청구하거나, 유명 병원의 독점에이전트라고 속이는 사례도 간혹 발생한다.

해외 유력병원들이 우수한 서비스를 갖추어 직접 러시아인 환자들을 유치하는 경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환자들이 해외 병원을 직접 접촉하는 경우 기초 의료기록을 영어 등으로 번역해 송부하거나, 진료 사전에 가격 정보나 인보이스를 별도로 요청하는 등의 불편이 있음에도, 고급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원하거나 중환자인 경우 병원 직접접촉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러시아 의료관광협회에 따르면, 2016년 외국을 방문한 러시아인 환자수는 약 8만 명이었으며, 2015년을 기준으로 러시아 환자가 해외에서 지출한 치료비는 약 14억 달러에 이른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경기침체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를 찾는 러시아인 환자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2017년부터 러시아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러시아의 의료 인프라의 부족과 낮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로 러시아의 의료관광 시장 규모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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