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LG에너지솔루션 청약…SK하이닉스·LG화학 개미들이 긴장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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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LG에너지솔루션 청약…SK하이닉스·LG화학 개미들이 긴장하는 까닭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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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증시 머니 블랙홀' 될 가능성 커
'따상' 기대에 신규계좌 개설 폭증
기관, LG엔솔 담으려 타 대형주 대량 매도
코스피 시총 상위 20위권 중 17개 하락세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서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서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 IPO(기업공개)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LG화학 등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에 긴장감이 감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머니 블랙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계좌 개설 수 300% 폭증했다

17일 IB(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KB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총 7개 증권사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앞서 국내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대인  1경5203조 원의 기관 주문액을 끌어 모으고, 경쟁률도 IPO 사상 최고인 2023대 1을 기록한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 열기는 일반 청약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에서는 최근 신규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나고 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95.48% 늘었다. 대신증권은 이달 1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32.75% 늘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91.04% 늘었다.

상대적으로 고객 수가 적은 신영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신규 계좌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해 증권사 한 곳에서만 청약을 할 수 있음에도 일단 계좌를 개설하고 보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 청약자에게 전체 공모 주식의 25∼30%인 1062만5000주∼1275만주를 배정한다. 이중 50%는 10주 이상을 청약한 모든 투자자에게 주식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10주 청약에 필요한 최소 증거금은 150만 원이다.

균등 배정 물량은 530만주 이상이다. 만약 청약 건수가 265만건을 넘기지 않으면 균등 배정으로 개인 당 2∼3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50%는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배정된다.

증권사마다 배정된 물량이 다르기 때문에 마지막 날 증권사 별로 경쟁률을 확인한 후 청약하는 것이 유리할 전망이다. 청약자 수가 배정 물량보다 적은 곳에 청약하면 한 주라도 더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여유 자금이 많아 비례 배정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라면 물량을 많이 배정받은 KB증권을 고려하는 게 합리적이다. 

17일 종가 기준 LG화학 일주일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LG화학' 종목창 캡처
17일 종가 기준 LG화학 일주일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LG화학' 종목창 캡처

시총 순위권 주가 내림세 ‘뚜렷’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이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관이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타 종목을 대량 매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종목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대장주로 상장 직후 시가총액 상위 5위 종목 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 70조2000억 원을 기록하게 되면서 코스피 시총 3위 달성도 충분히 바라볼 만하다. 

시총이 워낙 큰 데다,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높아 코스피200 지수와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조기 편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코스피200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비중에 따라 주가가 어떻든 간에 주식을 사들여 편입 종목을 조정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액티브 펀드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다수는 코스피 지수를 벤치마크로 설정하고 있으며 주가 상승에 배팅한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후에도 꾸준한 성장으로 주가 상승해 시총 100조 원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주요 지수에 편입될 시 지수 내 포함된 각 종목의 비중은 축소될 것이며, 그 규모는 지수 내 비중이 높은 대형주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주요 패시브 펀드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수요 집중 발생과 더불어 상장 이후 가격 상승을 예상한 액티브 펀드의 수요도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관은 17일 하루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서 시총 1위 삼성전자를 544억 원으로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어 398억 원으로 셀트리온이 2위, 현대차가 265억 원으로 3위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LG화학은 261억 원으로 4위였다. 지난 14일에는 삼성전자 1392억 원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주가를 봐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26%), 네이버(0.44%), SK이노베이션(0.57%)를 제외하곤 시총 상위 20위권 안에 있는 모든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특히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를 겪고 있는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9000원(1.26%) 떨어진 7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청약과 펀드 내 물량 확보 경쟁은 단기적으론 시장 수급환경을 제약하는 블랙홀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며 “금융투자의 프로그램 현물 매도 공세도 LG에너지솔루션 물량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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