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 빠졌던 레딧군단, 이젠 반노동 중심에 섰다
상태바
밈 주식 빠졌던 레딧군단, 이젠 반노동 중심에 섰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1.10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대형 커뮤니티 레딧의 '안티워크 포럼'...회원 160만명으로 급증
사직서 인증샷 등 인기...노동시장 불만 커져
인력난 겪는 미 경제에 악영향 우려
게임스톱과 AMC 등 소위 밈 주식 열풍의 중심에 섰던 레딧 군단이 이제는 '반노동(안티워크)'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임스톱과 AMC 등 소위 밈 주식 열풍의 중심에 섰던 레딧 군단이 이제는 '반노동(안티워크)'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게임스톱과 AMC 등 소위 밈 주식 열풍의 중심에 섰던 레딧 군단이 이제는 '반노동(안티워크)'를 외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160만명에 달하는 이들은 서로 회사를 그만두도록 격려하고, 회사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등 '반노동'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안티워크 포럼 회원 급증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딧의 '안티워크' 포럼은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이들로 붐비고 있다. 

레딧은 지난해 게임스톱과 AMC 등 밈 주식의 매수를 독려하면서 이들의 주가를 폭등시킨 바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유명해진 커뮤니티다.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WSB) 포럼이 밈 주식의 열풍을 이끈 반면, 반노동 열풍을 이끈 것은 레딧의 '안티워크' 포럼이다. 

안티워크 포럼은 2013년 레딧에 처음 등장했다. 코로나19 시작 당시 10만명 정도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던 안티워크 포럼의 현재 회원 수는 160만명에 달한다. 

이 포럼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직서의 스크린샷이다. 

이는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인력난'과 연관지어볼 수 있다.

지난 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자발적으로 사직한 노동자 수는 452만7000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10월 420만명에 비해 30만명이 더 늘어난 수치이며, 미 노동부가 지난 2001년 이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노동 가능 인구에서 이미 고용됐거나 구직활동을 하는 이들의 비율을 보여주는 노동 참여율은 지난 11월 61.6%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준을 밑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의 노동 참여율은 64.4%였다. 

FT는 "노동 참여율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어 일부 노동자들은 기록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 시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자녀 육아에 초점을 맞추거나,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 동안 일부는 전통적인 고용 시장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를 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난 겪는 미 경제에 장기적 위험"

이같은 움직임은 온라인상 활동이 늘고 있는 최근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행동주의를 연구하는 가브리엘라 콜먼 하버드대 인류학 교수는 "초기에는 엘리트들이 움직임을 주도했지만, 오늘날에는 누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꺼이 행동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사람들이 정치적 영역에서 어떻게 권력에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온라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존의 시스템에 대항하는 '운동'이 세력을 키우고 있지만 아무런 규칙이나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콜먼 교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기능하는 규칙이나 중재자가 없다면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베츠에서도 이른바 레딧군단의 분위기에 휩쓸려 밈 주식 매수에 나선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게임스톱이나 AMC 등의 밈주식은 결국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며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마찬가지로 안티워크 포럼에서 사직서 인증샷 등이 인기를 끌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력난'을 앓고 있는 미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레딧의 안티포럼을 언급하며 "일부 생산가능인구가 노동 시장에서 더 오래 벗어나 있는 것을 선택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며 "이는 노동력 참여에 대한 장기적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만일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일하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침체된 노동 참여율의 추세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FT 역시 "미국의 인력난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11월 '반노동 운동이 미 경제에 장기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