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사태, 피해 시장 전방위로…대주주 책임론 제기
상태바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피해 시장 전방위로…대주주 책임론 제기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2.01.09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액투자자부터 사내직원들까지 피해 확산
동진쎄미켐은 9.43% 주가 급락하기도 해
편입돼 있는 펀드 및 ETF만 106개에 달해

대주주 최규옥 회장 책임론 부상…회계이슈 전적
소액주주 집단소송 예고…“단독범행 믿기 어려워”
경찰, 횡령금액 1880억원 아닌 1980억원으로 확인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직원이 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불러 일으킨 오스템임플란트 사태와 관련하여 피해가 금융권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회사에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은 물론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투자자들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000명이 넘는 회사 직원들과 불가피하게 엮인 타 기업 및 투자자들까지도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와 이사진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붕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횡령 직원 이모씨 측은 단독범행이 아닌,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ETF 투자자들 및 사내 직원들까지 피해 확산

9일 한국예탁결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1만9856명으로 전체 주식의 55.60%인 793만9816주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 정지 직전 오스템임플란트의 시총은 2조386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상위 20위권 규모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의 회삿돈 횡령으로 지난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오는 24일까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상장유지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돈이 꼼짝없이 묶이게 됐다.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 나 다행히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워낙 대규모 자금횡령 사건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횡령금액 중 일부라도 회수가 어려워질 경우 3분기 재무제표에 영업 외 손실로 잡힐 가능성도 있다. 

또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시총 2조 원이 넘는 우량기업으로 한국거래소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돼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담고 있는 펀드와 ETF는 총 106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만큼 많은 펀드 구성종목에 편입돼 있었던 것이 독이 됐다. 

현재 은행들과 금융투자회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 판매 중단에 나선 상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으며,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재직 중인 직원들의 원성도 가득하다. 내부적으로 사실상 ‘퇴사 러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말고, 최대한 말을 아끼자는 분위기다”며 “전반적으로 무겁다”고 말했다. 

이모씨가 횡령한 돈으로 동진쎄미켐 지분 7.62%(약 143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가 처분한 사실이 지난 3일 알려지자 해당 여파로 동진쎄미켐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동진쎄미켐은 전 거래일 대비 4300원(8.43%) 떨어진 4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주주 및 이사진 책임론 부상…과거 전력 있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이자 창업주 최규옥 회장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장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으로, 내·외부 관계자 및 관련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피해가 막심한 데다, 과거 최 회장 횡령 혐의로 주식 거래가 중지됐던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년 전인 지난 2014년 대표이사였던 최 회장은 치과의사들에게 수십억 원대 뒷돈을 제공한 리베이트 혐의와 함께 중고 치과의료기기를 새것처럼 재포장해 판매하면서 취한 이득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횡령액은 9000만원, 배임액은 97억 원이었으며, 주식은 거래 중지 됐다.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미등기 임원으로 있어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지난해에만 5억 원의 보수를 받아 갔고, 2019년부터 받은 보수는 14억 원이 넘는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집단 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최근 회사를 대상으로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을 진행한다. 법무법인 오킴스 역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을 대리해 원고 모집 중이다. 일정 규모가 모이면 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부 통제가 아무리 허술해도 1880억 원의 금액이 비었다는 것을 3개월 만에 알아차리는 게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찰은 최근 횡령금액이 1880억 원이 아닌 100억 늘어난 1980억 원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중 100억 원은 피해가 회복돼 회사자금으로 돌아와 실제 피해액은 1880억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재무회계팀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큰 경우 워낙 몇 백억, 몇 천억 원의 금액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자금팀에서 모든 걸 해결하긴 하지만, 저 정도의 금액은 혼자선 불가능하다”며 “주거래 은행과도 연결돼 있고, 내부통제 시스템 때문에라도 회사계좌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기는 걸 아무도 몰랐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