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에 놀란 기술주, 저가매수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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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연준에 놀란 기술주, 저가매수 기회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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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조기 긴축 시사에 기술주 낙폭 커 
전문가들 "낙폭 과도" 의견 모았지만 저가매수 여부는 엇갈려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낙폭이 과도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최근의 급락세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낙폭이 과도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최근의 급락세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3% 이상 급락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조기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미 국채금리를 급등세로 이끌었고, 이로 인해 기술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낙폭이 과도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최근의 급락세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연준 조기 양적긴축 시사에 기술주 낙폭 커

6일 배런즈에 따르면, 나스닥 시장에서는 이번주에만 1조달러 가량이 증발했다. 테슬라의 경우 2022년 첫 3거래일간 9% 이상 폭락했고, 애플과 알파벳이 각각 3.9%, 5% 하락했으며, 엔비디아는 8.4% 떨어졌다. 

6일 주식시장에서도 나스닥 지수는 소폭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기술주의 급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미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다. 

지난 5일 FOMC의 12월 회의록을 통해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 및 조기 양적긴축으로 향하고 있음을 확인했는데,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이 미 국채금리를 급등세로 이끌었다. 

실제로 이번주 1.53%로 한 주를 시작했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1.75%까지 급등했다.

기술기업들의 경우 당장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의 수혜를 받고, 반대로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하락 압력을 받는다.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더 높은 이자율로 할인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다니엘 모리스는 "만일 미국의 금리가 조기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특히 기술주의 흐름을 방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주가 코로나19 팬데믹의 가장 큰 수혜주였다는 점에서 정상화로 돌아갈 때 가장 먼저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 타격을 피하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펼쳐지면서 저금리 수혜를 받는 기술주가 증시를 고공행진으로 이끌었지만, 반대로 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벨에어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케빈 필립은 "코로나19 시대에 기술주가 가장 큰 승자였기 때문에 주식 로테이션은 상당히 타당해보인다"며 "지나치게 가치가 높아진 기술주들은 연준이 정상으로 돌아갈 때 특히 취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더욱 매파적으로 돌아서고,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고평가된 주식들은 그들의 가치를 정당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낙폭 과도하나 저가매수 여부는 의견 엇갈려 

기술주가 급락세를 보이지만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기술주의 파티는 이제 끝난 것인가, 아니면 매수 기회인가"라고 되물으며 "우리의 대답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믿는 많은 기술주들이 현재 과매도 상태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은 기술주가 2021년보다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믿기 때문에 향후 1년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비정상적인 전염병 시대의 통화정책의 종식은 가격의 변동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의 낙폭이 과도하긴 했지만, 금리인상 시기에 기술주보다는 금리인상 수혜주에 관심을 쏟는 것이 낫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덴마크 단스케뱅크 투자 전략가인 라르스 스코프가드안데르센은 "기술회사들이 이달 말 수익을 발표하기 이전까지는 적어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미국 기술주보다는 금리 인상시 이익을 볼 수 있는 주식들을 겨냥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는 것인 만큼 경기확장과 관련한 주식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증시가 하락한 후에도 투자자들은 경기확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은행, 산업, 에너지 기업에 대한 최근 베팅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 부문은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민감주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추이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아직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새로운 변이 가능성은 매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주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실적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셰프 퍼킨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주는 계속해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펀더멘털의 기초가 되는 수익은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익이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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