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IPO 기대주는]② LG엔솔·현대ENG·카카오엔터…대기업 계열사 잇달아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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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IPO 기대주는]② LG엔솔·현대ENG·카카오엔터…대기업 계열사 잇달아 ‘노크’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3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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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예정인 대기업 계열사 수만 최소 10개
최대 관심사는 몸값 70조 이상인 ‘LG엔솔’
기업가치 10조 이상 기업도 5개…1조 이상은 13개
동시 상장은 모회사 가치하락 유발할 수도
검은 호랑이의 해인 2022년, 국내 IPO 시장이 다시 한 번 들썩거릴 전망이다. 올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부터 11월 카카오페이까지 조(兆) 단위 공모주들이 쏟아지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던 공모주 시장에 내년에도 역대급 대어들의 상장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올해 IPO 시장이 그렇게 뜨거웠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공모주들이 등판할 예정인지 3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2022년 새해 초부터 대규모 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전망이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이자 예상 시가총액 70조 원 이상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공모에 나서며 뒤이어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상반기 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내년엔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이 유독 많은 점이 눈길을 끈다.

초미의 관심사 ‘LG엔솔’ 외에도 10조 가치 공모주 ‘수두룩’

2022년 IPO 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울 것으로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이 배터리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된 2차전지 제조업체로,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을 만큼 탁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수식어가 ‘단군 이후 최대 IPO'다. 공모 규모만 10조9225억~12조7500억 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 삼성생명(4조9000억원)의 두 배가 훌쩍 넘는다. 

공모가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60조1380억 원에서 70조2000억 원 사이로, 최소 시총 톱 5위 안에 들며 최대 3위까지 예상된다. 모회사 LG화학 시총(약 44조5000억 원)보다 1.5배가량 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 여부에 따라 내년 IPO 시장의 전망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흥행에 성공하면 공모주 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에 넣었던 청약증거금을 환불받아 그대로 현대엔지니어링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창립 20년이 된 현대엔지니어링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바통을 이어 받을 예정이다. 내년 2월 3~4일 일반 청약을 접수하고, 2월 내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희망 공모 가격은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공모 규모는 최대 1조2112억 원이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약 6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역시 모회사 현대건설(약 5조5000억 원)보다 큰 규모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오일뱅크도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내년 2월 중 심사 결과가 나오면, 상반기 안에는 무난하게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인 만큼 상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 덕분에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기업가치는 최대 10조 원대로 거론된다. 

카카오의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각각 내년 상반기, 하반기 코스피 입성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상장 주관사 선정에 나선 상태로,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모빌리티 관련 사업 확장 속도와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기업가치 약 6~7조 원, 많으면 9조 원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와 연예 기획사, 영화 제작사, 영상 콘텐츠 유통 업체 등을 자회사로 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업가치가 최소 10조 원 이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하며 세를 키워나가고 있으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미국증시 상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2년 상장 예정인 주요 기업들의 주요 사업 및 기업가치. 자료=증권업계

이밖에도 SK스퀘어 자회사 원스토어와 SK쉴더스도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며, CJ그룹의 CJ올리브영, 이마트의 SSG닷컴 등이 증시 입성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최소 2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받을 것으로 언급되는 만큼, 공모주 시장에 다시 한 번 뭉칫돈이 몰릴 전망이다.

‘쪼개기 상장’ 개인투자자에 독…“주주 의견 귀 기울여야”

대규모 기업집단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잇따라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코로나19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산업 구조가 급격하게 바뀌었고, 기업들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상장을 통해 신사업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미 상장한 회사가 알짜배기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뗀 후 또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의 주주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쪼개기 상장’을 하게 되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있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실제로 지난해 9월16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후 당일에만 주가 5.37%가 빠졌고, 그 다음날에도 6.11%가 떨어지며 이틀 새 11% 급락했다. 당시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는데 석유화학 주식만 갖게 됐다”며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심했다. 

이 때문에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일부 기업은 이중 상장하지 않겠다며 개인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가 주력인 철강 사업 부문을 분할한다고 공시하자 반대 청원이 올라왔고, 포스코는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쪼개기 상장을 두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는 해당 사업 가치의 일정 부분만큼 시가총액 상실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회사의 경영진은 이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며 이사회는 전혀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가 누리는 이익은 거의 없다”며 “최근 자회사 분할 및 상장 이슈에 노출된 주요 기업의 경영자와 이사진들은 투자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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