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세계 10대 뉴스] ⑩ 세계 공급망 마비와 인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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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세계 10대 뉴스] ⑩ 세계 공급망 마비와 인플레이션 공포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2.2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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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와 롱비치 항구 등 아시아 공산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항만은 노동력 부족으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었다. 해당 항만 인근 앞바다엔 컨테이너선 수십 척이 짐을 부리지 못한 채 대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와 롱비치 항구 등 아시아 공산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항만은 노동력 부족으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었다. 해당 항만 인근 앞바다엔 컨테이너선 수십 척이 짐을 부리지 못한 채 대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올해 초 반도체 부족 사태로부터 시작한 공급망 혼란이 전반으로 퍼지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야기했다.

미국을 비롯 전 세계 시장이 심각한 공급난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산 차질과 물류대란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에 '복합 공급위기'가 초래했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는 완성차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지역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품 공급 지연→차량 생산 중단 반복→제품 인도 지연'이라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중국 수출·물류의 중심지인 주요 항만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화물 운송 전반이 차질을 빚었다. 제조업이 밀집한 동남아시아 각국도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공장 가동이 한때 중단돼 공급 부족 현상이 한층 가중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와 롱비치 항구 등 아시아 공산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항만은 노동력 부족으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었다. 해당 항만 인근 앞바다엔 컨테이너선 수십 척이 짐을 부리지 못한 채 대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동안 억눌려왔던 수요가 여행, 외식, 공연 등 서비스 부문으로 향하지 못하고 상품으로만 쏠려 세계 물동량이 급증한 점도 공급망 혼란에 일조했다.

공급망 혼란은 해상 운임을 비롯한 제품 원가 상승, 미국·유럽 등지의 일손 부족에 따른 임금 인상, 에너지 대란 등과 맞물리며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2%에서 올해 10월 5.2%로 크게 뛰어올랐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의 10월 물가 상승률은 6.2%로 3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공급망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시 리스크로 꼽힌다. 이미 ‘신냉전’ 시대가 도래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반도체, 5G,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서 공급망을 미국 주도로 구축하는 질서에 동맹국이 따르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월말 세계 17개국 정상들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계 공급망 위기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한 회의를 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공급망 회복을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으며 투명성과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가운데 원자재 및 중간재, 완제품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여러 공급체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더불어 불필요한 무역 규제를 줄이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정상들은 기술 공급망 보안과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노동 환경 조성을 위해 민간 부분과 협력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13일과 11월 29일에 이어 12월 22일(현지시간) 세번째 공급망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상황을 점검했다.

연말 성수기 유통·물류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우려했던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물품들은 움직이고 있고, 선물은 배송중이며 매대는 비어있지 않다"고 바이든은 강조했다.

이어 현재 식료품점과 드러그스토어의 90%는 채워진 상태며 배달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특히 전미 물류의 거점인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화물 처리가 원활히 이뤄지며 공급망 위기를 피해갔다고 분석했다.

저탄소 정책 기조로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투자가 줄어든 점도 공급망 병목현상을 부추겼다.

올해 공급차질은 차량용 반도체 같은 특정 품목·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며 탈탄소 정책 기조도 공급제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비교우위와 최소비용을 바탕으로 구축돼온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코로나19 충격으로 부스러지면서 전 세계 공급망 충격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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