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딸 설희 “제 인생의 개척자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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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딸 설희 “제 인생의 개척자로 가고 싶어요”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7.05.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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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딸 안설희 /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캡쳐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보내는 동영상 편지 (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안철수 후보의 딸 안설희 씨가 부모님께 동영상 편지를 썼습니다.

안철수, 김미경 부부의 29번째 결혼기념일에 드리는 편지입니다.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딸의 가슴 먹먹했던 고민을, 아버지의 결단에 대한 응원을, 그리고 한때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수학이란 학문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들을 담담하게 썼습니다. “수학이 세상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언어”라는 그녀의 말처럼, 부모님께 보낸 설희 씨의 마음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저 설희예요

두 분의 29번째 결혼기념일 정말 축하드려요.

제가 올해 29살이니까 전 한번도 빠지지 않고 두 분의 결혼기념일을 같이 맞이한 셈이네요.

저 어릴 때, 어머니가 저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결혼기념일은 꼭 챙겨야한다고 하셨어요.

그 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를 이해를 못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머니 아버지가 결혼을 안 하셨으면 제가 세상에 없었을 테니 어떻게보면 저에게 제 생일보다 중요한 게 두 분의 결혼기념일인 것 같아요.

 

아버지 정치 시작하신 이후에 제가 이렇게 본격적으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처음이네요.

저로서는 참 낯선 일이에요. 두 분께도 그렇겠지요.

하지만 특별한 시기에 맞이하는 결혼기념일인 만큼, 외동딸인 저도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하려니 사실 긴장도 많이 되고 하루하루 새로움의 연속이에요.

 

사실 일찍부터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버지께서는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는 본인의 선택이 딸의 인생에 지나치게 영향을 끼칠까 염려하셔서 늘 제가 개인으로 지낼 수 있도록 지켜주셨죠. 제가 아버지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행여 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셨죠.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저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버지, 2012년부터 저는 알고 있었어요. 아버지의 결단에 대해 저 역시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요.

5년 전의 저는 지금보다는 훨씬 정치인 아버지를 둔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적어도 그때부터 저는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미디어를 쓴 적이 없어요. 사실 그런 것 쓰는 것 되게 좋아하거든요.

 

아무리 제가 노력을 해도 사람들은 안설희보다는 안철수의 딸을 봐요.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랬어요.

존경할 만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것은 큰 축복이지만 제가 무언가를 해내면 제가 얼마나 그것을 위해 노력해왔는지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마치 제가 안철수의 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학원에 들어가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저는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안철수의 딸이라는 것이 안설희의 부정할 수 없는 한 부분이라는 것을요.

특이한 배경이긴 하지만 그래서 저는 그 점을 피하기보다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늘 온전히 저의 선택으로 공개적으로 부모님께 편지를 드리는 것이에요.

 

지난 11월 촛불집회에서 연설하시는 아버지를 봤어요. 사람들은 아버지 목소리가 대선 기간에 달라졌다고 하지만 사실 아버지 목소리는 그때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죠.

 

저는 이미 아버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아버지를 정치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할 순 없어요.

하지만 저는 누구에게라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어요. 지금의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운 지도자, 공정한 세상을 만들 지도자이고 안설희의 아버지 안철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대전에서 후보수락연설 하실 때 저 현장에 있었던 것 기억하시죠?

그 때 아버지가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손 내미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도와드리겠다고 손내미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셨던 것이 저에게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소매 걷으신 모습도 멋있었고요.

 

아버지 어머니의 딸인 안설희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한때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수학과 물리를 공부하면서 진심으로 수학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학은 세상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언어잖아요. 저는 이 길을 계속 가면서 한 사람의 당당한 여성 과학자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딸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제가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꿈도 꿨어요. 아버지가 아버지의 길을 가시듯 저는 제 인생의 도전자, 개혁, 개척자로서 저만의 길을 제 힘으로 가고싶어요.

 

어제 오랜만에 편의점에서 탱크보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문득 옛날에 아버지랑 하루에 아이스크림을 몇 개씩 경쟁하듯이 먹었던 게 기억나요. 날씨가 많이 더워졌는데 선거 치르느라 아이스크림 드실 시간도 없으실 것 같아요.

선거 끝나고 나면 제가 아이스크림 사 드릴게요. 물론 제가 먹을 것도 사야겠죠? 같이 먹어요.

 

아버지가 여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저도 기대해요.

이렇게 편지를 마무리짓는 지금, 지금 제 이야기가 사람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제 선택이니까 후회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해요. 꼭 같이 이길 수 있을 거예요. 화이팅!

 

두 분의 특별한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며

설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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