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16% 빠진 LG화학…바닥 찍는 이유가 ‘LG엔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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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16% 빠진 LG화학…바닥 찍는 이유가 ‘LG엔솔’ 때문?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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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틀 연속 신저가 기록
한 달 새 시총 8조4000억 증발해
LG엔솔 상장에 따른 주가 디스카운트 영향
'물적분할 예정' 포스코는 자회사 비상장 방침 밝히기도
내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예정인 가운데, 모회사 LG화학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연일 갈아치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내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예정인 가운데, 모회사 LG화학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연일 갈아치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이후 상장’에 따른 여파라고 분석한다. 

21일 LG화학은 전일 대비 1만4000원(2.13%) 떨어진 64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일에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무려 4만1000원(5.88%) 급락했으며, 17일에도 8000원(1.13%) 빠졌다.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한 달 새 무려 16%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8조4000억 원이 사라졌다.

특히 2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더욱 심상찮다. 전날 65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그보다 더 낮은 64만80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21일 역시 장중 한때 63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로써 LG화학의 주가는 약 1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 주가가 사실상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에 전날 하루에만 158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0일 하루 동안 LG화학은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2위 삼성전자와는 약 367억 원가량 차이 난다.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투자자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일 기관은 LG화학 817억 원어치를 팔아 기관투자자 순매도 종목 2위에 올랐고, 외국인은 805억 원가량 팔아 치우며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저가 매수의 기회로 봤던 개인투자자와 달리, LG화학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최근 한 달 기준 LG화학 평균 매수가는 70만6769원으로, 전반적으로 약 10%가량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1개월 간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구글 'LG화학' 금융창 캡처

이러한 이유로 내년 1월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른 LG화학의 가치 할인(디스카운트)이 대폭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였으나, 자회사로 분리됐다. 

이미 상장한 회사가 알짜배기 사업부를 자회사로 뗀 후 또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의 주주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돼 있어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100% 자회사지만, 신주발행과 추가 지분매각 등이 이뤄지면 그만큼 LG화학이 가져올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도 줄어들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자회사에 직접 투자할 수 있어 자금 분산 여력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9월16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후 당일에만 주가 5.37%가 빠졌고, 그 다음날에도 6.11%가 떨어지며 이틀 새 11% 급락했다. 당시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는데 석유화학 주식만 갖게 됐다”며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심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꼽히고 있어 모회사인 LG화학도 추가 상승 여력을 바라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70%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IPO에 청약하기 위해 대출상담이 쇄도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뜨거울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이후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모회사인 LG화학의 가치도 재조명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LG화학의 자체 배터리 소재 사업 등이 저평가 돼있는 만큼 여전히 투자매력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LG화학의 전지소재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며 "종합 전지소재 업체라는 프리미엄을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포스코 물적 분할 반대 청원글. 21일 오후 기준 3625명이 참여했다. 사진제공=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포스코 물적 분할 반대 청원글. 21일 오후 기준 3625명이 참여했다. 사진제공='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한편 LG화학과 비슷한 흐름으로 최근 포스코가 주력인 철강 사업 부문을 분할한다고 공시하자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물적 분할 시도를 막아주세요”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포스코는 개인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철강 사업 법인 정관에 ‘제3자배정’과 ‘일반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며, 신설되는 신사업 법인들의 상장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IB(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지주회사, 자회사 주주간의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한다면 물적분할을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분할 신설회사의 비상장을 천명했고, 이것이 향후에도 유지된다면 이번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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