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논란...핵심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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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논란...핵심 쟁점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2.15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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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SK실트론 사익편취 논란 정면돌파
SK "경영상 합리적 판단, 위법 없어"
SK실트론 반도체 팹 투자 수혜 예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SK실트론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을 위해 세종정부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15일 재계의 시선이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로 쏠렸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017년 비상장 회사인 SK실트론 인수시 개인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경위를 직접 해명하기 위해 공정위 정문에 들어섰다.

최 회장은 이날 공정위 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SK실트론 인수 과정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해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 재벌 총수가 참석한 건 최 회장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 사익편취?

공정위 전원회의는 이날 지난 2017년 SK㈜가 당시 LG실트론을 인수(인수대금 약 1조 원)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LG실트론 지분을 헐값에 사들였는지 여부를 따졌다.

당시 SK는 LG로부터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LG실트론을 인수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LG실트론 주식 51%를 LG로부터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3개월 후 또 다른 주주였던 채권단과 사모펀드는 보유 지분 49%를 시장에 내놨다. 이 때 SK㈜는 매물로 나온 지분 전부를 사지 않고 19.6%만 샀다.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매입했다. 이를 두고 SK㈜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최 회장의 사익을 위해 사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었음에도 70.6%(1차 51%, 2차 19.6%)만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은 최 회장이 갖게 해 결과적으로 추후 지분 가치 상승과 배당 수익을 최 회장이 가져갈 수 있게 유도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이런 판단을 근거로 SK와 최 회장에 대한 과징금 부과 및 최 회장 검찰 고발 등의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SK에 전달했다. 

SK는 "경쟁입찰 절차를 밟았고 경쟁 입찰에 나선 중국 자본이 인수할 경우 기술 유출 등 문제점 등을 고려해 경영상 '합리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제 공은 공정위쪽으로 넘어갔다. 

SK실트론이 생산한 반도체 웨이퍼. 사진제공=SK

SK실트론은 급성장 중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업체다. 지난해 3월 미국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인수액 약 5400억 원)하면서 종전 실리콘(Si) 웨이퍼 생산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SK인수 후 SK실트론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 지난 2017~2018년 집중적인 투자로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췄고, 이를 통해 2018년 전년 대비 44% 급성장한 매출 1조3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시기에도 매년 두 자리 수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체 핵심 웨이퍼 공급사로 기술적인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SK실트론은 실리콘 웨이퍼 이외에도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는 주로 전력 반도체에 사용된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차 및 태양광 인버터 등에 쓰인다. 실리콘카바이드는 실리콘 대비 10배 높은 전압 내구성에도 30% 낮은 전력 손실을 보인다. 또한 실리콘 대비 3배 높은 열전도율로 냉각이 쉬운 장점이 있다. 

이 밖에도 2025년까지 3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6배 확대하는 청사진을 내놓는 등 SK실트론은 웨이퍼 시장에서 주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

SK실트론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7000억 원, 영업이익 2494억 원이다. 2019년 대비 매출은 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2018년 이후 집중된 투자에 따라 감가상각비 부담이 늘어난 여파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밝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신규 팹 증설이 지속되고 있고 ▲올해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지난해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다. 또 ▲5G 도입 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실리콘 웨이퍼와 실리콘카바이드의 시너지가 기대 된다.

글로벌 전자산업 공급망을 대표하는 산업 협회 SEMI가 6월 펴낸 '팹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급격하게 증가하는 통신, 컴퓨팅, 헬스케어, 온라인 서비스, 차량용 반도체 등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19개의 신규 팹이 착공되며 2022년에는 10개의 팹이 추가로 더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세계적인 칩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설될 29개 팹의 장비 투자액은 향후 수년 간 1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팹의 생산력 확대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5G~6G 통신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까지 중국과 대만에 각 8개, 북미 6개, 유럽 및 중동 3개, 한국과 일본에 각 2개의 팹(총 29개)이 착공될 예정이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는 팹의 전체 웨이퍼 생산량은 월간 260만 장(200mm 면적 기준)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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