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의 일부 개인투자자(개미)들이 힘을 합쳐 밀어올린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가격이 최근 급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3일(현지시간) 각각 13.9%, 15.3% 떨어졌다. 이달 들어 월간 하락폭은 게임스톱이 30%, AMC가 31%로 각각 집계됐다. 두종목 모두 지난 6월 이후 최저가를 찍었다고 CNBC는 전했다.

클로버헬스 역시 12월 들어 14.5% 하락했다. 

이들 주식의 공통점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뭉친 개미들이 올해 상반기 집단으로 매수해 가격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헤지펀드들의 공매도에 반발한 개미들이 게임스톱을 집중 매수해 공매도 세력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사실상의 항복 선언까지 받아낸 것은 월가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기념비적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하는 등 겨울철 코로나19 위협이 다시 높아지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을 앞당길 채비를 하면서 밈 주식들에도 찬 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변동성이 심한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4∼15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이날 1.39% 급락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89%)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91%)보다 낙폭이 컸던 것도 시장의 위험 회피 경향을 잘 보여준다.

연말로 갈수록 밈 주식 매도세가 커지는 것은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CNBC는 평가했다.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은 연초 주가 폭등 이후 e커머스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 데 실패하면서 점차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급락세에도 이들 종목의 주가는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준이다.

AMC는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1000%에 육박하고 게임스톱은 620% 폭등한 수준이다.

이상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