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와 ‘코로나 2년’]③'뜻밖의 호황' 맞은 이커머스, 한 단계 더 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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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와 ‘코로나 2년’]③'뜻밖의 호황' 맞은 이커머스, 한 단계 더 도약하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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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 20%…中 다음으로 높아
SSG닷컴·마켓컬리 등 내년 상장 가시화
쿠팡, 코로나 기점으로 몸값 57조원 ‘우뚝’
빠른 배송 기반한 성장, 내년에도 뚜렷할 것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SSG닷컴 세 번째 온라인 자동물류센터 네오003. 사진제공=SSG닷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2022년 상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SSG닷컴 세 번째 온라인 자동물류센터 네오003. 사진제공=SSG닷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지도 2년 가까이 됐다. 유통업계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 ‘집콕’, ‘위드코로나’ 등 다양한 신조어들의 탄생 속에서 빛과 그림자의 시간을 함께 걸어왔다. 2022년이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유통 산업의 상황은 어떠한지, 팬데믹으로 울고 웃은 업종은 어딘지 3편에 걸쳐 짚어본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장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고,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올해 몸값만 50조 원 넘게 평가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증권거래소에 입성한 플랫폼이 있는가 하면, 내년에만 3~4곳의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소비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온 만큼, 내년에도 빠른 배송을 기반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韓, 이커머스 매출 세계 5위…내년 ‘상장 러시’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이커머스 매출액은 140조 원에서 1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이커머스 매출은 1041억 달러(123조 원)로 세계 5위다. 1위는 중국(2조8000억 달러), 2위 미국(7098억 달러), 3위 영국(1536억 달러), 4위는 일본(1870억 달러)이다. 인구수 대비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특히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20%에 달한다.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1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일본은 고작 4%에 불과하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매달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무려 17조 원으로, 지난 8월·9월 역대 최고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이마저도 여행 및 문화·레저·음식·기타 등 거래액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17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우선 SSG닷컴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2019년 통합법인으로 출범해 이제 3년차에 접어드는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내년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기업가치는 10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30% 상승률을 유지했고, 올해에도 30% 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성장률 대비 10%가 높다. 전국에 퍼져있는 이마트 매장이 SSG닷컴의 물류센터로 활용된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올해 상장했거나 내년 상장 예정되는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 개요. 자료=각 사
올해 상장했거나 내년 상장 예정되는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 개요. 자료=각 사

‘이커머스 공룡’ 수식어가 붙는 쿠팡 역시 코로나로 수혜를 본 기업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3%로 네이버에 이은 2위 사업자다. 올해 초 설립 11년 만에 최대 57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4조 원으로 전년(7조2000억 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국 70%가 로켓배송 지역에 들어와 있어 수도권을 제외한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기준 쿠팡 누적 매출액은 약 15조8000억 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첫 2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새벽배송의 포문을 연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부산과 울산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전국을 마켓컬리 배송망 범위 안에 두기 위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호남권과 제주 지역까지 권역을 확대한다면 사실상 전국에 샛별배송이 가능해진다. 

마켓컬리의 장점 중 하나는 차별화된 식료품에 기반한 탄탄한 충성 고객층이다. 마켓컬리의 매출은 2017년 466억 원에서 2018년 1571억 원, 2019년 4290억원, 작년 9530억 원으로 매년 2~3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초 300만 명이었던 회원 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올해 800명을 넘었다. 고객의 재구매율은 71.3%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은 마켓컬리를 두 번 이상 이용한 고객이다.

이밖에도 새벽배송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인 오아시스마켓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티몬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스퀘어의 자회사 11번가의 경우도 늦어도 2023년까지는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쿠팡

내년 전망도 맑음...“소비패턴, 근본적으로 변해”

IB(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22년에도 이커머스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업종은 사양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성장 여력이 남아 있으며, 소비자의 정보 탐색이 매장 방문 후에서 매장 방문 전으로 바뀌는 등 소비 패턴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쇼핑 패턴 고착화, 소매판매의 25%에 달하는 서비스 지출 반등, 보수적이었던 제조 업체, 서비스 업체, 유통 업체 등의 태도 변화로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소매판매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엔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도 한 몫 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아직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플랫폼 간 경쟁을 통한 세 불리기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네이버가 17%로, 통상적으로 30%를 넘어야 업계 선두주자로 볼 수 있는 것에서 한참 못 미친다. 

치열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른 배송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기업들이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해서라도 물류 효율화를 통한 일관적 배달 퀄리티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우면서도 똑똑하게 쇼핑한다”며 “손해 보는 소비는 절대 안 하기 때문에 그런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려 하다 보니 업체들끼리 제공하는 배송 서비스 퀄리티가 눈에 띄게 좋아진 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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