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니어스」…천재 작가의 열정, 편집자의 냉정
상태바
영화 「지니어스」…천재 작가의 열정, 편집자의 냉정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4.24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재 작품을 발굴하는 편집자 이야기…자만심이 빚어낸 얼그러짐

 

천재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현하기 어렵다. 누군가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영화 「지니어스(Genius)는 천재 작가 토머스 울프(Thomas Wolfe)와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은 편집자 맥스 퍼킨스(Max Perkins)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아울러 가난한 작가가 성공한 다음 드러내는 자만심과 그로 인해 무너지는 인간관계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우리는 베스트셀러가 작가 혼자의 천재성과 노력의 결과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 글을 다듬어 간다는 것은 작가 혼자가 아니라 편집자의 조력, 그리고 작가와 편집자의 소통과정을 통해서 작품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다.

2016년작.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

 

▲ 영화 포스터 /영화 홍보 사이트

 

대공황 시절이던 1929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유력 출판사 스크라이브너스의 편집자 퍼킨스(콜린 퍼스 역)는 우연히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작가 울프(주드 로 역)의 원고를 읽게 된다. 퍼킨스는 산만하지만 독특한 문체를 가진 울프의 문체에 반해 출판을 제안한다.

천재적이지만 격정적인 작가 울프의 문체에 손을 대는 편집자 퍼킨스. 퍼킨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울프. 두 사람의 열정이 합쳐져 울프의 「천사여, 고향을 보라」(Look Homeward, Angel)라는 데뷔작이 탄생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빨간 줄을 그어대며 문장을 뜯어고칠 때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 특히 고집이 세고,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하는 작가일 경우 더욱 그렇다. 울프라는 천재 작가에게 글의 수정을 가하는 냉철한 퍼킨스, 편집자의 요구를 받아 들여 수백페이지의 글을 삭뚝 잘라내고, 표현 하나하나까지 뜯어고쳐야 하는 울프의 고통스러움이 드러난다.

창작과 편집이라는 상반된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은 인생의 친구로 발전해 나간다. 영화는 작가와 편집자의 갈등 과정을 여과없이 담고 있다.

 

하지만 작가 울프의 자유분방함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그는 희곡을 쓰는 퍼킨스의 아내에게 “희곡은 감성이 빠진 산문”이라며 모욕을 주고, 동료인 피츠제럴드에게 창작열이 부족하다고 면전에서 챙피를 준다.

울프가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한 이가 연인이다. 독자에서 연인으로 변한 엘린(니콜 키드먼)은 자신보다 작업에 몰두하고 퍼킨스만 찾는 울프를 보며 절망감에 휩싸인다. 엘린은 끝내 울프를 떠난다.

퍼킨스도 성공 이후 광적으로 변해가는 울프와 의견 충돌이 생기게 된다. 울프는 생각할 것이 있다면서 퍼킨스를 떠난다. 캘리포니아의 어느 해안에서 울프는 죽음을 맞는다. 그의 뇌에 종양이 수놓은 것처럼 번지며 악회된 것이다.

천재는 일찍 죽는다고 했다. 그의 일생은 38년에 불과했다. 데뷔작을 포함해 「때와 흐름에 관하여」, 「거미줄과 바위」, 「그대 다시 고향에 가지 못하리」는 그의 4대 걸작으로 꼽힌다.

 

영화는 A. 스콧 버그의 소설 「맥스 퍼킨스: 천재의 편집자」를 원안으로 했다.

퍼킨스는 성격 변화가 심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길들이고 감수성 예민한 스콧 피츠제럴드를 뒤에서 지원한 실제 인물이다. 특히 헤밍웨이의 대표작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와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 내에서 퍼킨스와 헤밍웨이의 만남이 짧게 등장한다.

▲ 영화속 장면들 /영화 홍보 사이트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