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왜 빠졌나...위험자산에서 발 빼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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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왜 빠졌나...위험자산에서 발 빼는 투자자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2.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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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3일 5만7000달러에서 4일 4만2000달러로 급락
오미크론·금리인상 우려로 위험자산서 발 빼는 투자자 늘어
저가매수 유입도 강해 6일 오전 4만8000달러 회복하기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주말 하루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주말 하루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 하루만에 20% 이상 급락했고, 이더리움도 10% 이상 빠졌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세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쏘아올린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자산으로부터 발을 빼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불안한 주변환경에 위험자산서 발 뺀다

5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5만7000달러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4일 한 때 4만2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불과 하루만에 20% 넘게 빠진 것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가 추적하는 1만1392개 코인의 전체 시가총액은 2조3000억달러로 하루만에 15% 급감했다. 지난달 초 비트코인 가격이 6만9000달러까지 올랐을 당시 시가총액은 3조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급락시킬만한 직접적인 악재는 없었다.

찰리 멍거 버크셔헤서웨이 부회장이 '암호화폐는 존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는 했지만 시장 가치의 5분의 1을 날려버릴 만큼 파급력이 큰 악재는 아니었다. 

지난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위즈덤트리의 비트코인(BTC) 현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승인 신청을 반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이 역시 비트코인 가격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암호화폐의 급락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CNBC는 "이번 하락세는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경기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이탈하면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3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35%까지 낮아졌다. 이는 국채가격이 급등한 것을 의미하는데, 주식시장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채권시장으로 투자자들이 옮겨갔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나스닥지수, 그 중에서도 기술주가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어도비가 8% 급락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가 6.4% 떨어지는 등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 성장주 혹은 기술주는 주식 시장에서도 특히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종종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락한다"며 "오미크론과 연준의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이 (암호화폐)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주식시장에 비해 암호화폐 시장의 낙폭이 유독 컸던 이유 중 하나로 대량 매도주문을 언급했다. 

노엘 애치슨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의 마켓인사이츠 헤드는 "비트코인의 매도를 가속화한 또다른 가능 요인은 대량 매도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비롯한 세계 거래소들은 파생상품 선물 거래를 운영하는데, 암호화폐 가격이 순식간에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마진콜에 대응하지 못해 자동청산을 당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의 낙폭이 더욱 가속화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주식 전략가 역시 "어제 일부 투자자가 마진콜로 인해 강제 청산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트코인 시장의 경우 주말에 훨씬 거래가 적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부 움직임만으로도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악화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최근 5일간 가격 추이. 자료=CNBC
비트코인의 최근 5일간 가격 추이. 자료=CNBC

저가매수세도 강해...4만8000달러선 회복

한 때 4만2000달러를 무너뜨렸던 비트코인 가격은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현재 4만8000달러대를 회복하며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는 가격이 떨어질수록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에코넥스의 영업 책임자인 저스틴 디 애너선은 "사실상 이것은 이전에 배를 놓쳤다고 느꼈을 많은 투자자들에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15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방금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150개를 매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말리 전략가 역시 "일단 먼지가 가라앉으면 매수자들이 다시 들어와 시장이 안정된다"며 "이제 5만달러를 회복할 지 여부가 비트코인 흐름에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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