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배송망 만들자”…'종합 커머스 플랫폼' 꿈꾸는 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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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배송망 만들자”…'종합 커머스 플랫폼' 꿈꾸는 GS리테일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2.0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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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 650억원에 인수
팀프레시·DHK·메쉬코리아 등에도 투자 완료
내부 조직 개편 디지털·퀵커머스에 방점 찍혀

외부 물류 인프라, 자사 오프라인 점포와 엮는 중
핵심은 퀵커머스 기반한 ‘종합 커머스 플랫폼’
관건은 속도…신세계·쿠팡 등 조 단위 투자 진행
GS리테일이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을 투자하는 등 라스트마일 서비스 승부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GS리테일이 ‘라스트마일 서비스’ 승부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배달대행 서비스 업체와 배달 플랫폼, 물류 스타트업에 연속적으로 투자한데 이어 최근 모빌리티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양한 물류 관련 인프라들을 자사 오프라인 점포와 플랫폼에 묶어 거대 배송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내부 조직개편·외부 투자 모두 ‘퀵커머스’에 방점

2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1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GS리테일은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의 1.3% 지분을 얻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차, 버스, 항공,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다. 

우선 GS리테일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이동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GS리테일의 물류 네트워크를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 모빌리티가 보유한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화물차 등을 이용해 배송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내년 초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펫(PET) 택시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GS리테일 펫 투자사인 ‘어바웃펫’, ‘펫프렌즈’에서 시너지를 꾀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전기차를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물류 거점 구축도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의 투자 방향성은 분명하다. ▲상반기 508억 원을 투자한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8월 배달 플랫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인수 ▲10월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약 20억 원 투자 등 올 들어 물류 관련 사업에만 4178억 원을 투자했다.

최근 내부 조직도 개편했다. 전략본부에 속했던 퀵커머스 사업부문을 플랫폼BU로 이관하고, 플랫폼BU 내 별도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또 기존 플랫폼BU 내 편의점사업부의 8개 영업부문을 6개 부문으로 축소하고, 슈퍼사업부 내 영업은 가맹과 영업부문으로 나눴다. 

모두 퀵커머스 서비스 인프라망을 전국에 구축하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디지털커머스와 퀵커머스 부문을 강화하고 사업별 신규 고객 확대를 위한 조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올해 GS리테일의 물류 서비스 및 플랫폼 투자 내용. 자료=GS리테일

GS리테일이 원하는 것? 종합 커머스 플랫폼

GS리테일은 지난 7월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사업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물류 인프라들을 자사 오프라인 점포인 GS25·GS더프레시·랄라블라와 온라인 플랫폼 GS샵·마켓포·GS프레시몰 등과 엮고 있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의 배달 대행 서비스인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만으로는 원하는 퀵커머스와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확장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분 투자를 통해 얻은 외부 모빌리티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GS리테일이 가지고 있는 1만5000개의 전국 소매점들은 물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편의점 배달부터 홈쇼핑 제품 배달, 신선식품 및 생활용품 배달 시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GS25나 GS더프레시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할 수도 있고, 해당 매장을 배송 물건을 맡기는 허브로도 활용 가능하다.

여기엔 단순히 5조 원 규모의 퀵커머스 시장뿐만 아니라 161조 원에 달하는 이커머스 시장, 20조 원을 넘어서는 음식 배달 시장 등 온라인 쇼핑 시장 모두를 잡겠다는 GS리테일의 야심찬 계획이 담겨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온라인 거래 규모를 폭발적으로 키워놨다.

관건은 속도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한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서비스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한 굳이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더 빠르고 완성도 높게 해당 시장을 구축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 전통 유통 강자 롯데와 신세계, 현대 모두 자사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점포를 결합한 배송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쿠팡·네이버 등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빠른 배송을 위해 조 단위를 투자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 경제라는 초기 시장을 선점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여자가 많은 플랫폼은 계속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하고, 그 안에 있는 소비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는 형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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