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은 왜 오미크론에도 테이퍼링 속도 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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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은 왜 오미크론에도 테이퍼링 속도 높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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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의장 "12월 FOMC서 테이퍼링 가속화 논의해야"
공급망 불확실성 키운 오미크론 출현이 배경된 듯
제롬 파월 연준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조기에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경제적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함을 강경히 시사한 것은 향후 연준이 쉽지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임을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파월 "12월 FOMC서 테이퍼링 가속화 논의해야"

30일(이하 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준은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11월과 12월 각각 150억달러씩 줄이겠다고 밝히고 테이퍼링에 본격 착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속도라면 내년 6월경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파월 의장은 이날 테이퍼링을 얼마나 가속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시티그룹 경제 전문가들은 월 300억달러씩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일 연준 위원들이 12월 FOMC 회의 이후 매달 30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한다면 테이퍼링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파월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오미크론의 영향력에 대해 전세계가 우려하는 와중에 나와 더욱 주목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강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주 이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며, 오미크론이 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3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끌어올린 물가 상승이 최근 몇 달동안 경제 전반에 걸쳐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나가 지속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CNBC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초점이 오미크론으로 인한 잠재적인 경제적 차질보다는 인플레이션과 그것의 부정적인 영향과 싸우는 것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공급망 악화시켜 인플레 상승압력 키울 듯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트레이더들은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보다 인내심을 갖고 접근할 것이라는 이전 며칠간의 예상에서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며 "향후 연준이 얼마나 강경한 입장을 취할지에 대한 베팅으로 수정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평가해왔지만, 이같은 입장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그 배경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오미크론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공급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시어링은 "방역과 관련된 상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항만 폐쇄 등이 일어날 경우 기존의 공급망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이는 상품의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주 "오미크론은 인플레이션 폭등을 부채질한 공급망 붕괴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잠재적으로 노동력을 억제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더 많은 미국인들이 노동시장에서 발을 빼게 해 노동시장의 개선을 늦추고 공급망 붕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오미크론 발생으로 인해 더욱 예측불가해졌다"며 "연준이 어려운 환경으로 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오미크론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관건"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시사한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은 뉴욕 주식시장을 털썩 주저앉게 만들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86% 하락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 1.6% 하락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5% 아래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한 때 1.69%까지 오른 바 있다. 

시장 충격을 키운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 오미크론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결국 오미크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관건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JP모건의 마이클 벨은 "시장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될지 아닐지 아무도 모르는 '중립' 상황에 있다"며 "기존 백신들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얻을 때까지 어느 방향으로든 큰 베팅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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