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부터 CJ까지…8090 식품街 3세, 경영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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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부터 CJ까지…8090 식품街 3세, 경영 시험대 올라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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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3세 신상열, 정기 임원인사서 상무 승진
CJ제일제당 이선호 부장도 임원 승진 가능성↑
오리온·삼양식품·오뚜기 등 세대교체 가속화
(왼쪽부터)신상열 농심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신상열 농심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 주요 식품 기업 오너 3세들이 잇따라 승진하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식품업계 전반에 신사업 발굴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일고 있는 가운데, 경영 시험대에 오른 이들의 리더십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생으로 이뤄진 식품업계 3세들은 기존 사업들이 이미 안정화된 상태인 만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지난해 초부터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타파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장은 지난 26일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하면서 임원으로 올라섰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그룹 회장직만 맡기로 했다. 

신상열 상무는 199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회사의 인턴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 전략·기획·예산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번 구매담당을 통해 원자재 수급 등 본격적으로 식품 제조 현장에서 핵심 업무를 맡게 된다. 

신 회장도 과거 구매담당을 맡으며 현장에서 실무를 쌓았던 만큼 농심 장자(長子) 승계 원칙에 따라 추후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을 밟아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상열 상무는 지난 9월 농심 주식 6만3000주를 담보로 107억 원을 대출받으며 상속세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부장은 올해 초 1년4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이 부장은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 부장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으나 CJ제일제당에 입사한지 8년, 승진한지도 4년이 넘었기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 임원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과 관련한 대외활동을 공식화해 승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CJ그룹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는 이르면 12월 중순 단행될 예정인데 그룹 관계자는 선호씨의 승진 여부에 대해 "특별힌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CJ제일제당 ‘비비고’의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 ‘글로벌 파트너’ 체결식에 참석한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왼쪽 세번째). 사진제공=CJ제일제당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 경영지원팀 부장 역시 지난 7월 수석부장으로 입사하며 오리온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1989년생인 담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국내로 돌아온 후 오리온이 아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지난해 하반기 입사했다. 

담 부장은 오리온그룹에서 국내외 법인 관리와 사업 계획·경영 전략 수립 업무를 맡게 됐다. 오리온 측은 담 부장의 나이가 젊기 때문에 아직 승계를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승계 작업을 위한 경영 수업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담 부장은 오리온홀딩스 주식 1.22%와 오리온 주식 1.23%를 보유 중이다.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 전병우 이사는 지난 2019년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입사해 비교적 일찍 경영에 참여했다. 1994년생인 전 이사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6월 경영전략부문 이사로 승진하며 현재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이사인 전 이사는 당초 대학 졸업 후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 수업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그룹도 90년대생인 오너 3세가 회사 핵심 사업에 배치돼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남 윤식 씨는 1991년생으로, 현재 오뚜기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2.17%수준이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원칙을 따르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윤식 씨가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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