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도...美 개인 투자자들 "그래도 믿을 건 기술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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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美 개인 투자자들 "그래도 믿을 건 기술주 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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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개인투자자, 이달 들어 AMD·엔비디아·애플 순매수"
기술주 덜어내는 기관투자자와는 정반대 움직임 
뉴욕 주식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 맞춰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뉴욕 주식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 맞춰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 맞춰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 시기는 기술주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어 주목된다. 

美 개인 투자자, AMD·엔비디아·애플 투자

2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매매 흐름을 추적하는 반다리서치의 반다트랙을 인용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이 AMD와 엔비디아, 애플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92달러로 한 해를 시작한 AMD는 현재 160달러에 육박해 70% 이상 올랐고, 엔비디아와 애플도 올들어 각각 150%, 30% 상승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AMD와 엔비디아를 포함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18개 종목의 주가는 최근 12개월 매출의 13배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식의 경우 평균 3배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알 수 있다.  

올해 들어 가격이 폭등세를 보였고 이미 상당히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주들은 저금리 환경에서 우호적인 주식으로 알려져있다. 반대로 금리 상승시기에는 기술주의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기술 기업들의 경우 당장의 이익보다는 먼 미래의 성장을 기대해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금리 상승은 미래 가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시장의 초점은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종료되는 내년 6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일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많은 연준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을 경우 현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를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이미 기술주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목격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SJ은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에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보통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을 때 기술 기업들을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기관 투자자는 기술주 덜어내고 방어주 늘려

개인 투자자들의 이같은 행보는 기관 투자자들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미국 금융정보회사 EPFR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11월17일 마감된 2주 동안 미국 기술주 중심의 뮤추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0억달러 가까이를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재나 의료 및 유티리티 등 방어주에 더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스럽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그래그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줄여가고 있다"며 "대신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갖고 있고, 건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양질의 회사를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WSJ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과 전문 투자자의 전략 차이는 올해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특이한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반다리서치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인 비라즈 패텔은 "지난 12~18개월간 우리가 배운 교훈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인플렝션 지표보다는 IPO나 다른 사소한 이벤트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며 "3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이렇다 할 매도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WSJ은 "여전히 미국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수준을 맴돌고 있고, 미 국채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 가격의 상승세가 가라앉은 점은 아직까지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많은 전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뒤집지는 않았음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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