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적자 '3조 6천억' 육박…내년 보험료 인상 전망
상태바
실손보험 적자 '3조 6천억' 육박…내년 보험료 인상 전망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24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보사 3분기 말 기준 실손보험 손실액 1조9696억원
위험손해율 131.0%…100만원 받아서 131만원 지급한 셈
보험업계,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보험료 인상 필요 주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실손보험 적자가 올해만 3조6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 가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말 기준 일반 실손보험 잠정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7838억원)보다 1858억원 늘어난 수치다. 

실손보험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생명보험사 상품까지 합하면 손실액은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실액이란 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사업관리·운영비용을 뺀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손실액이 발생했다는 것은 실손보험에서 적자가 났음을 의미한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 한 해 전체 실손보험 적자가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 말까지 손보업계가 실손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위험보험료는 6조3576억원이다. 지급한 보험금은 8조3273억원 가량으로 그보다 2조원가량 더 많다.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위험손해율은 131.0%에 달한다. 이는 보험사가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서 가입자들에게 131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손보험 적자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이유는 비급여 진료 항목 보험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급여 진료는 1·2세대의 경우 도수치료, 백내장수술용 조절성 인공수정체(다초점렌즈), 체외충격파치료 순이었다. 

백내장수술용 다초점렌즈 비용을 보장하지 않는 3세대 상품 중에서는 1인실 입원료, 도수치료,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순으로 보험금 지급이 많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1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40.7%, 2세대와 3세대는 각각 128.6%, 112.1% 수준이다.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설계된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수치가 40.3%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1세대 상품은 올해 4월 최고 21.2%의 보험료 인상률이 적용됐으나 손해율은 전년 동기(141.7%)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험료 인상 효과가 없었다. 1세대 실손 가입자는 보험사에 낸 보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보험금을 받아간 셈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경영이 더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0~20%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년에도 2·3세대 상품의 보험료가 두 자릿수로 인상된다면 3~5년 주기의 갱신이 도래한 가입자는 50% 넘게 인상된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된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초에 회사마다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보험료를 인상했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1세대 구 실손보험 인상률을 따져보면 삼성화재 19.6%, 현대해상 18.2%, KB손보 19.5%, DB손보 17.5% 등이다. 

특히 실손보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도록 설계돼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실손보험료가 매년 10% 인상된다고 가정할 때 지난 2019년 40세였던 남성이 20년 후인 60세에 납부해야 할 보험료는 40세 때의 6.7배로 늘어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고령화에 따른 보험료 상승을 막기 어려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