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투자' 보따리 푼 이재용의 반격..."TSMC 반드시 따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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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투자' 보따리 푼 이재용의 반격..."TSMC 반드시 따라 잡는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24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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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텍사스州 테일러市 2공장 부지 확정
이재용 부회장 8월13일 출소 후 103일만의 결정
TSMC 잡고, 파운드리 글로벌 1위 달성 목표
이재용 부회장, 24일 오후 귀국길 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미국행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 선정을 비롯해 바이오, ITC, AI 등 다방면에 걸친 파트너십 구축을 마쳤다. 사진은 14일 미국행 출장길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운드리 부문 반격이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열흘여 간의 미국 출장길에서 미국 내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지를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최종 확정하며 7개월 간의 장고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해 모두 170억 달러(약 20조 원)을 쏟아 붓는다.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이라는 목표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만남, 또 만남...美 정·재계에 지원 당부

23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제2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부지 확정은 이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 부회장은 14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후 현지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디스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백악관 관계자들을 만나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미국 입법부와 행정부 등 정계 주요 인사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번 미국 투자가 향후 3년 간 이어질 삼성의 240조 원 투자 계획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 지 3개월 만에 나왔다"며 "한국 법무부가 이 부회장 가석방을 결정할 당시 반도체와 백신 역할론 등을 강조했는데 삼성이 여기에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출소 후 103일 만의 성과물

삼성전자는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이어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액만 밝혔을 뿐 투자 지역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못했다. 

답보 상태에 있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은 8월13일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삼성전자는 오스틴과 테일러, 애리조나 2곳, 뉴욕 1곳 등 모두 5개 지역을 부지로 검토했고, 이날 테일러시를 최종 낙점했다. 이 부회장의 출소 후 103일 만이다. 

애초 기존 파운드리 인프라와 전문인력, 접근성 등을 고려해 오스틴이 유력 후보지로 꼽혔지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약속한 테일러시가 삼성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는 9월 삼성 반도체 공장 재산세 90% 이상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테일러 독립교육구도 최근 2억9200만 달러(약 3442억 원) 규모의 추가 세금 감면을 약속했다. 전체 세금감면 혜택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테일러시는 인구 1만7000명의 작은 도시로 기존 오스틴 사업장과 25km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주변에는 미국 최대 PC제조사인 델(Dell) 본사를 비롯해 AMD, ARM, 퀄컴 등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의 연구소와 지사가 자리해 있다. 

신규 부지는 약 500만 제곱미터(약 150만평) 규모며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20조원 파운드리 투자를 통해 글로벌 1위 TSMC와 격차를 좁히고 2030년 글로벌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이룰 기틀을 마련했다. 사진은 미국 파운드리 1공장 오스틴 공장 전경이다. 사진=연합뉴스 

TSMC 반드시 잡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담은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의 TSMC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TSMC가 52.9%로 압도적 1위다. 2위는 17.3%의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측면에서 TSMC에 뒤지지만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TSMC를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GAA'(Gate-All-Around)도 선제적으로 도입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TSMC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TSMC는 120억 달러(약 14조2000억 원)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은 2024년 목표다. 이 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애리조나주에서 360억 달러(약 41조) 규모의 2나노급 신공장 건설에도 착수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열흘 간의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한국시각) 오후 귀국한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길에서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통신, ICT, AI 등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할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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