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진위논란 證道歌字 "보물가치 없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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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진위논란 證道歌字 "보물가치 없다" 판단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4.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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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證道歌字)는 지난 7년간 진위 논란을 벌여왔다. 만약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결론 나면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적어도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관련 유물로 인정받는 것이어서 세계 금속활자 역사가 바뀌게 된다.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교 서적 '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한 금속활자라는 주장인데 현재 목판본만 남았을 뿐 금속활자본 서적은 남아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증도가자와 보물 '증도가' 사이의 서체 유사도가 낮다고 밝힌 반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증도가자가 시대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청동 재질의 오래된 활자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논란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문화재청은 13일 증도가좌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조사를 마친 후,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에 안건으로 부의했지만, 위원회에서 부결되었다고 밝혔다.

신청 활자의 표면층, 부식생성물 및 내부 금속의 주성분, 미량 성분을 분석한 결과, 청동유물에서 나타나는 데이터와 다르지 않았으며, 활자의 내부구조 및 표면조사에서도 특이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3개 기관에서 실시했던 신청 활자에서 채취한 먹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은 적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인정되며, 그 시대는 상한 11세기 초, 하한 13세기 초, 중간값 12세기 초로 나타났다. 다만, 신청 활자의 출토 당시 고고학적 증거에 대한 의문이 있고, 그 이후 보존환경의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먹의 연대측정 결과로 활자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서체를 분석한 결과, 신청 활자와 신청 활자로 찍었다는 주자본을 번각한 증도가 서책의 글자와의 유사도 분석에서, 글자의 모양, 각도, 획의 굵기 등에서 대조집단인 임진자 활자 복각본에 비해 평균 유사도는 낮고, 유사도 편차의 범위가 큰 것으로 확인되었고, 일관된 경향성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다만, 증도가 서책의 동일 글자일지라도 번각 과정에서의 변수를 고려할 때 활자-글자의 유사도 분석 결과만으로 신청 활자가 증도가를 찍는 데 사용된 활자인지 단정하기 어려웠다.

주조 재현 실험 결과, 활자 제작과정에서 제거해야 하는 목형을 빼내기 어려운 활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밀랍주조방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판단된다. 또한, 글자면과 바탕면을 분할한 목형을 만들어 활자를 주조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판 실험 결과, 신청 활자 중 홈형 활자의 경우 세로 평균치보다 그 크기가 작은 활자가 1자 이상 포함된 경우에는 조판이 가능하였으나, 평균 크기 또는 최대 크기의 활자는 조판이 불가능하였다. 홈날개형 활자의 경우 가장 작은 크기의 활자로는 조판이 가능하였으나, 평균 크기 또는 최대 크기의 활자로는 조판이 불가능하였다. 홈형과 홈날개형의 혼합조판에서는 1행 15자로 되어 있는 증도가 서책과 달리, 1행에 14자만이 들어갔으며 증도가 서책에 비해 좌우 열이 균일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문화재위원회에서는 보물 신청된 ‘증도가자’에 대해 보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보물로 지정할 수 없다고 의결했다고 문화재청이 밝혔다.

부결 사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증도가자로 지정 신청된 활자는 서체비교, 주조 및 조판 등 과학적 조사 결과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

둘째, 신청활자의 중요성에 비추어 고려금속활자의 여부에 관해서도 검토한 결과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비롯한 과학적 분석에 의하면 고려 시대에 제작된 금속활자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출처와 소장경위가 불분명하고 금속활자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동수반‧초두와의 비교조사가 불가능하여 고려금속활자로 판단하기도 어렵다.

 

▲ 증도가자 활자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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