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루시드, 신생 EV의 반란? "올라도 너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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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루시드, 신생 EV의 반란? "올라도 너무 올랐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1.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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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넘어선 리비안...포드 추월한 루시드
17일에는 주가 일제히 하락
전문가들 "시장 평가 의구심 든다"
신생 전기차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생 전기차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신생 전기차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전통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있다. 

테슬라의 고공행진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제2의 테슬라를 찾아 나서면서 신생 전기차업체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 넘어선 리비안...포드 추월한 루시드

'제2의 테슬라'로 각광받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지난 16일까지 닷새간 상승랠리를 지속했다. 17일에는 10%대 급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상장 후 상승폭은 40%를 넘어선다. 

지난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1530억달러에 이르렀는데, 이는 폭스바겐의 시가총액(1210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17일에는 리비안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1230억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폭스바겐을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중 도요타와 테슬라에 이어 3위까지 올라섰다. 

루시드의 열풍 또한 리비안 못지 않다. 

테슬라의 엔지니어 출신인 피터 롤린슨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루시드는 '테슬라 대항마'로 알려져있다. 36달러 수준에서 11월을 시작한 루시드 주가는 지난 16일 5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 상승률은 50%에 육박하며, 지난 16일에만 23% 급등했다.루시드의 시가총액은 17일 기준 855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포드의 시가총액(790억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실적은 아직..."시장 평가 의구심 든다"

리비안과 루시드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서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비안이 폭스바겐을 압도하고 루시드가 포드를 추월한다"면서도 "신생 전기차 기업들은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기존 자동차 업체들을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지난해 97억유로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며 전세계에서 93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반면 2009년 설립된 리비안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FT 보도에 따르면 리비안의 R1T와 R1S 모델은 5만대가 넘는 사전계약이 이뤄졌지만, 지금까지 인도된 물량은 156대 정도다. 리비안 측은 올해 1000대가 조금 넘는 차량만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비안은 올해 상반기 9억9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3억7700만달러 순손실)의 두 배가 넘는 손실 규모다.

루시드의 경우 지난 3분기 기준 5억24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루시드의 시가총액에 못미치는 포드의 경우 3분기 매출이 332억달러에 달하며, 이마저도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전년대비 17% 감소한 수준이다. 포드는 올해 전체 수익 전망치를 105억~115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터 그룹인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은 "테슬라가 많은 투자자들을 부유하게 만들었고, 현재의 모든 사람들이 전기차 시장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테슬라와 같은 회사는 잘 등장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리비안과 루시드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가치평가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포드와 GM, 폭스바겐 등은 여전히 자동차 회사로 평가되는 반면, 루시드는 제2의 테슬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롤린슨 루시드 CEO와 셰리 하우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루시드의 주가는 월가가 루시드를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로 보기보다는 테슬라처럼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타 SPAC 기업과는 달라...긍정적 부분도 많아

리비안과 루시드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리비안의 경우 아마존과 포드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아마존은 이미 리비안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배송용 전기밴 10만대를 사전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마존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 중립을 선언했는데 리비안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피트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포드 역시 리비안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다. 포드도 리비안과 마찬가지로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하고 있는데, 경쟁사가 될 수 있는 업체가 투자에 나섰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특히 주목받는 부분이다. 

CNBC는 루시드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상장했지만 여타 SPAC 상장 전기차 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경제매체는 "루시드는 다른 SPAC 전기차 기업들과는 달리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고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며 "니콜라나 로즈타운모터스 등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스캔들과 관련한 연방정부의 조사도 지금까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는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사기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로즈타운모터스 역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사기의혹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루시드 측은 지난 7월 2022년에 에어 세단 2만대를 생산해 2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롤린스 CEO는 지난 15일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이같은 목표에 위험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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