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3Q 실적 좋은데…주가 '뜨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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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3Q 실적 좋은데…주가 '뜨지 못하는' 이유는?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1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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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대장주, 호실적 이유는 화물 수요 덕분
여객 수요 회복하기 까지는 시간 걸릴 것
양사 기업결합 마무리돼야 실적 주가에 반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동 등 항공 대장주가 3분기 호실적에도 지지부진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소식과 함께 떠올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 대장주가 지지부진하다.

올 3분기(7~9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완료, 여객 시장 회복 등이 이뤄져야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 

1개월 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항공 대장주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97%(600원) 떨어진 2만9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전일대비 4.21%(900원) 떨어진 2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으로 주가가 그야말로 바닥을 쳤던 이들 회사는 올 들어 상승세를 탔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9월 24일 3만4250원으로 마감하며, 3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아시아나도 같은 달 23일 종가 기준 2만915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6.14% 급등한 것은 물론, 종전 52주 최고가인 2만6100원을 넘어섰다.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 협약)로 인한 여객 수요 회복세와 백신 접종 확대 등이 이유였다. 여기에 항공 화물 운임 강세로 3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지자 항공 대장주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지만 예상대로 3분기 실적이 좋았음에도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4386억 원, 16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671%, 2680% 급증했다. 매출액 역시 대한항공은 2조227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1조360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44%, 41.7% 증가했다. 

호실적의 이유가 항공 화물 호황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양사의 영업이익 급등은 화물수요가 견인했다. 대한항공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6503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56% 증가한 754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대한항공 3개월치 주가 추이.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한달 반 가량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네이버 '대한항공' 종목창 캡처.
대한항공 3개월치 주가 추이.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한달 반 가량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네이버 '대한항공' 종목창 캡처.

여객 수요 회복·기업결합 심사 완료해야

이렇듯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 운임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제 여객 수요의 회복은 아직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제선 항공 탑승객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례로 대한항공의 미국 노선 매출은 2019년 3분기 대비 29%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 백신 접종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확진자 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은 점도 부담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4분기 역시 화물만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위드코로나에 진입한 상황에서 아직 국제선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아 주가를 견인할 동력이 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이판, 괌, 태국 등에서 트래블버블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전체 국제 여객 매출액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며 “여전히 국제 여객 공급(ASK)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19년 수준의 여객 수요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업종 주가는 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부진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위드코로나 기대감을 선반영했지만 해외여행이 본격화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1년 가까이 늦어졌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도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작업은 현재 진행 중으로, 이를 위해서는 필수 선행조건인 기업결합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14일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대한항공은 당초 6월30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올해 12월31일로 미뤘다. 이 때문에 통합을 추진 중인 양사는 유상증자로 마련한 통합 자금 미집행, 경영 불확실성 확대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베트남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인수·통합과 관련한 기업결합을 승인한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터키, 대만, 베트남 당국의 심사를 통과했으며 이로써 승인절차가 남은 필수신고국가는 대한민국,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5개국으로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오는 12월까지 결합심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나 연구원은 “12월 안에 공정위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에 대해서 결론을 내린 이후에 실적이 주가에 오롯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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