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주가도 아쉬운' 식품업계…가격인상으로 부진 벗어날까
상태바
'실적도, 주가도 아쉬운' 식품업계…가격인상으로 부진 벗어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16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빙그레 등, 주요 식품업체 3Q 영업익↓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해상운임비·기저효과도 ‘부담’
제품 가격 인상 효과, 빠르면 올 4분기부터 실적 반영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올 3분기(7~9월)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제품 원재료인 곡물의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해상 운임비도 크게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린 데 따른 기저 효과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식음료 업종의 주가 역시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임에도 올해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식품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농심·오뚜기 등 3Q 실적↓…원가 상승 및 기저효과 ‘부담’

1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등 몇몇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3분기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2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감소했다. 오뚜기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1% 줄어든 531억 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영업익 152억, 35.2%↓), 롯데푸드(영업익 173억, 17.3%↓), 빙그레(영업익 184억, 11.9%↓), 해태제과(영업익 50억, 37.5%↓), 남양유업(영업손실 230억, 적자폭확대) 등도 줄줄이 실적 뒷걸음질을 쳤다. 

특히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 제조업체는 지난 2분기 역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농심은 2분기 영업이익이 1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급감했으며, 오뚜기는 지난해보다 32% 줄어든 362억 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42억 원으로 15%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곡물,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곡물가격지수는 137.1포인트로 한 달 사이에 3.2% 올랐다. 세계식량가격지수 역시 지난달에 비해 3% 오른 133.2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해상운임비,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과 지난해 기저 효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판촉비, 물류비 등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년간 오뚜기 주가 추이 그래프. 사진=네이버 '오뚜기' 종목창 캡처.

올해 내내 부진했던 식품업계 주가, 4분기엔 살아나나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로 구성돼 있는 음식료품 업종의 수익률도 지지부진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날까지(2021년1월4일~2021년11월16일)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1.36% 하락했다. 전체 22개 업종 가운데 6번째로 수익률이 부진한 셈이다.

실제 이날 오뚜기는 전날보다 0.32%(1500원) 내린 4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7% 가량이 빠졌으며, 지난 11일에는 장중 45만7000원을 찍으며 52주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오리온 역시 전 거래일보다 2.26%(2500원) 내린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번 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선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종가는 전일대비 0.25%(200원) 오른 8만800원이었지만 1년 전 종가 기준 9만9800원과 비교해서는 확연한 내림세를 겪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식품업계 전반에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이들 업체의 실적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오뚜기를 시작으로 농심·삼양식품·팔도 등 라면업체들은 라면 출고가를 인상했고, 롯데제과·해태제과 역시 과자 제품 값을 올렸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실적 역기저 부담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소외됐다”며 “올해 판매가격 인상에 성공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티몰에서 '불닭볶음면'이 수입 라면 베스트셀러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티몰에서 '불닭볶음면'이 수입 라면 베스트셀러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해외 수출 전망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코로나19가 글로벌 식품 수요 증가를 불러일으킨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K-콘텐츠’가 식품업체들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삼양식품은 올해 중국 광군제서 ‘불닭볶음면’을 통해 약 1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85억원 매출 대비 2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조 연구원은 “음식료는 다른 나라 문화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다”고 설명했다.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의 고성장과 라면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