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①은행권, 마이데이터 놓고 플랫폼 경쟁 치열
상태바
[마이데이터 시대] ①은행권, 마이데이터 놓고 플랫폼 경쟁 치열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11.15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권, 마이데이터 통합 브랜드 출범·앱 개선으로 대비 나서
은행·보험·카드 곳곳에 흩어진 신용정보 한데 모아 관리 가능
금융정보는 제공하되 소비정보 받기 어려워 은행권엔 약점으로 작용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내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전면 시행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면 사업자들은 흩어져있는 금융데이터를 한데 모아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맞이할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대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핵심은 개인이 데이터를 직접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기업이 개인의 소비내역이나 이동정보, 건강정보 등을 별도로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개인이 이를 모아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은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 추천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은 회사는 은행, 핀테크·빅테크, 여신전문금융회사, 금융투자, CB사, 보험사,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을 합해 약 50곳 내외다. NH투자증권, KB증권, 에프앤가이드, KB손해보험 등도 15일 신규로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획득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초기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14일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인 '하나 합'을 선보였다. 이는 지난 7월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핀크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취득한 뒤 그룹 차원에서 준비 중인 대표 브랜드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증권·카드 등 다양하게 흩어져있는 소비자의 금융 데이터를 하나로 합해 맞춤형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그룹 차원의 특화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자체 은행앱인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완전히 분리해 금융서비스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KB스타뱅킹은 다음달 1일부터 ▲자산관리 서비스 ▲지출관리 서비스 ▲금융습관 메이커인 'Better Me 목표챌린지 서비스' ▲금융플러스 서비스 등 다양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재도 자사 앱인 신한 쏠(SOL)에서 제공하는 '마이(MY)자산'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10월 오픈한 마이자산에서는 현재 ▲자산관리 ▲소비패턴 관리 ▲목표관리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이 세가지 영역을 핵심으로 해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다음달 1일 마이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나면 자신의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는 '자산 한눈에' 기능을 오픈하고, 구독서비스와 아파트 관리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고정비용을 체크해 미리 알려주는 것으로 새는 지출이 없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 더욱 다양한 기관에서 데이터를 받아올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데이터분석을 고도화해 금융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자회사 우리은행을 통해 30일까지 '우리 마이데이터 오픈알림 이벤트'를 실시한다. '우리 마이데이터'는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모아 통합 조회하는 서비스다. 알림을 신청하면 개인의 신용과 자산 상태에 대한 통합 분석 리포트와 맞춤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시범 시행까지 2주가 남은 상태라 전산이나 데이터 등 전반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달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출시되면 은행, 카드, 보험, 통신, 신용정보, 부동산, 자동차 정보 등 종합적인 정보를 통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향후 우리WON뱅킹을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나섰다. NH농협은행은 'NH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NH자산+ ▲연말정산컨설팅 ▲금융플래너 ▲내차관리 등을 제공한다. 

이렇듯 시중은행들이 모두 경쟁에 나서면서 각자의 금융플랫폼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량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만큼 금융사들은 초기 이용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개인 성향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금융자산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카드 사용 내역 등 소비패턴 정보가 중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 입장에서는 이용자의 금융정보는 가지고 있는데 매출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패턴 파악이 어려울 것"이라며 "오픈 API가 구축되면 은행은 빅테크사나 다른 핀테크사에 금융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어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지 가늠이 안된다는 것이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사가 은행권으로부터 유리한 정보를 받고 소비행태 정보는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게 은행으로 하여금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는 데 제한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데이터 플랫폼화를 제안했다. 그는 "은행은 아직도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신사업의 수요가 높지 않다"며 "향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거래를 더 활발하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