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⑧ 태양광 전기차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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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⑧ 태양광 전기차 시대가 온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14 0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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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태양광 전기차 업체, 내년 출시 예고
현대차 등 일부 모델 태양광 루프 채택
태양광 효율 개선 및 디자인 한계 극복해야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무한한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태양광 전기차 시대(solar electric vehicle·SEV)가 다가오고 있다. 

8일(이하 한국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태양광 전기차 업체들이 향후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면서 "압테라(Aptera), 라이트이어(Lightyear), 스쿼드 모빌리티(Squad Mobility) 같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태양광 전기차 업체 압테라가 공개한 태양광 전기차 모델 '루나'. 사진=압테라 홈페이지

세계의 태양광 전기차 업체

미국의 자동차 스타트업 압테라는 한번 충전 시 250마일(402km)에서 최대 1000마일(1609km)까지 주행 가능한 태양광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또 내년 중 400마일(643km)까지 주행 가능한 태양광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압테라는 지난해 '누아르(Noir)'와 '솔(Sol)' 두 가지 버전의 SEV를 공개한데 이어 최근 마지막 태양광 전기차 모델인 '루나(Luna)'를 선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미  이미 1만3000대에 가까운 선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트이어 원의 주행 개념도. 사진=라이트이어 홈페이지

라이트이어는 네덜란드 태양광 전기차 업체다. 라이트이어의 1세대 태양광 전기차 '라이트이어 원'은 완전 충전 상태로 최대 440마일(708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 태양 아래서 하루 종일 충전할 경우 태양 배터리만으로 최대 43마일(69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라이트이어 원은 내년부터 본격 생산될 예정이며 유럽에서 약 17만5000달러(약 2억600만원)에 판매한다. 라이트이어 원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이유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모터 때문"이라고 설명한 라이트이어 측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160대 이상의 차량이 예약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시장 점유율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보다 저렴한 태양광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쿼드 모빌리티(Squad Mobility) 역시 네더란드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스쿼드 모빌리티는 저렴한 태양광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차량이 장거리 주행보단 단거리 주행에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스쿼드 모빌리티의 태양광 전기차는 2인승 미니카 버전으로, 길이 2m, 너비 1m, 높이 1.6m에 불과하다. 최고속도 역시 시속 28마일(45km/h) 정도다.

스쿼드 모빌리티 관계자는 "스쿼드 전기차는 주로 차량 공유 플랫폼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3년까지 네덜란드 시장에 차량을 인도할 계획"이라면서 "차량 가격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7000달러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오닉5 솔라루프 옵션 화면.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G80 솔라루프 옵션

현대자동차도 태양광을 충전원으로 삼는 솔라루프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LG전자와 협력해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80 전기차 등에 솔라루프를 탑재했다. 아이오닉5의 경우 하루 최대 4.109km, 월 125km를 태양광으로 주행할 수 있고, G80 전기차는 하루 3.15km, 월 95.9km를 무료로 달릴 수 있다. 탑재 비용은 아이오닉5 130만원, G80 140만원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경우 솔라루프를 활용해 연간 최대 1500km까지 더 탈 수 있으며 G80 전기차는 연간 최대 1150km까지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 일조시간의 평균인 일 평균 5.8시간의 일조 시간을 토대로 한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1세대 실리콘형 솔라루프, 2세대 반투명 솔라루프, 3세대 차체형 경량 솔라리드 세 가지 형태의 솔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1세대 실리콘형 솔라루프는 친환경차 일반 루프에 양산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장착한 형태다. 2세대 반투명 솔라루프는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되며 개방감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투과 및 계패형 옵션으로 개발 중이다. 3세대 차체형 경량 솔라리드는 친환경 모델용으로 출력 극대화를 위해 차량 리드와 루프 강판에 태양전지를 일체형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테슬라, 태양광 루프 자동차 포기한 이유

테슬라는 2016년 11월17일 솔라시티를 인수한 후 태양광 산업 관련 첫 제품으로 솔라루프를 출시했다.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지붕 타일의 솔라루프는 테슬라의 태양광 전기차의 시작을 알렸다. 

그로부터 2년여 뒤인 2018년 테슬라는 사실상 솔라루프 옵션을 포기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태양광의 효율이다. 날씨가 쨍쨍할 때 기준으로 태양광 전기차는 하루 약 3.5km를 공짜로 달린다. 연비를 리터당 10km 정도라고 가정해도 300cc 가량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휘발유 1리터를 1700원이라고 해도 약 200만원선인 솔라패널 가격을 뽑아내는데 10만년 정도 걸린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아직 검은색이 아닌 태양광 패널은 효율이 낮아 다양한 자동차 색상과 어우러지지 못하는 면이 있다. 또 사고가 났을 때 감전되는 경우와 유리로 된 패널이 깨져 생기는 2차 사고 위험까지 감안해 테슬라는 일찌감치 태양광 루프를 옵션에서 내려놨다. 

현대·기아차의 2세대 솔라루프가 탑재된 차량. 사진제공=현대차

태양광 발전만으로 주행 가능할까

태양광 발전만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자.

통상 자동차는차폭 2m와 전장 5m 크기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을 올린다면 약 8제곱미터 정도의 패널을 붙일 수 있다.  

한국 기준 1제곱미터당 1시간에 약 893W의 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공급받는다. 현재 가장 좋은 효율의 태양광 패널은 약 40%의 효율을 가진다. 계산해보자.

'8제곱미터x 893W x 40%=2858W'.

1시간에 공급받을 수 있는 태양 에너지는 2858W다. 전자렌지와 전기밥솥을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에너지 양이다.

다만 일조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의 일조시간은 약 2200~2300시간으로 전체 26%정도다. 26%를 곱해주면 '2858W x 26%=743W'. 시간당 743W(0.743kW)를 얻을 수 있다. 하루 17.8kW다.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가 약 1kW당 7km 정도라고 할 때 하루에 124.6km 주행이 가능하다. 

준수한 주행거리이지만 자동차 윗면의 80%를 태양광 패널로 뒤덮는다는 점과 국내 대부분 아파트의 주차장은 지하에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태양광의 효율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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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 2021-11-17 08:24:23
이렇게 훌륭하고 좋은 자동차를 야외에만 주차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