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차, 세계 최초 '하늘 택시' 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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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현대차, 세계 최초 '하늘 택시' 띄울 수 있을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10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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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UAM 독립법인 '슈퍼널'로 명명
현대차·한화시스템·KAI 국내 UAM 3파전
정부, 2025년 한국형 UAM 도입 목표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0'에서 UAM을 설명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0'에서 UAM을 설명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만약 러시아워 시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강남구 코엑스까지 가야 한다면 교통체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이 상용화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 15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하늘을 나는 운송수단은 더이상 공상과학(SF)영화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심을 비행하는 새로운 모빌리티가 점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 美 UAM 독립법인 '슈퍼널'로 명명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UAM 독립 법인 이름으로 '슈퍼널(Supernal)'을 쓰기로 확정했다. 슈퍼널은 '최상의 품질', '천상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슈퍼널은 내년 캘리포니아에 연구시설 개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2028년 완전 전동화 UAM을 선보이고 2030년대에는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신재원 슈퍼널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차원의 이동수단을 통해 사회가 움직이고 연결되고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술, 제조 역량 등을 활용해 뛰어난 제품, 적절한 가격을 갖춰 대중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벤 다이어친 슈퍼널 최고기술책임자 역시 "처음부터 상업적인 제품을 목표로 최고의 안전, 적은 소음, 효율성, 합리적 가격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구상하고 있는 버티포트 개념도. 사진제공=한화시스템

현대차·한화·KAI, UAM 3파전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UAM을 비롯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달러(약 1718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에선 현대차를 비롯해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UAM을 포함해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에 뚜렷다할 선두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2019년 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차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협력한 UAM 모델 'S-A1'을 공개했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100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속력은 시속 290km까지 낼 수 있다.

동체 길이는 10.7m, 날개는 15m다. 승하차 시간은 5분 안팎이며 UAM에서 내린 승객은 환승 거점인 허브에서 친환경 자율주행차로 갈아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 S-A1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도 한화시스템을 통해 2019년 UAM 시장에 진출해 2025년 시범운행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버터플라이는 대형 로터 4개가 전·후방 날개에 장착돼 수직 이륙 후 수평 주행이 가능하다. 

버터플라이는 기존 틸트로터 기체보다 최대 5배 효율을 자랑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2024년 기체 개발을 마치고 2025년 서울-김포 노선 시범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기적으로는 현대차를 앞선다. 기체개발과 함께 항해, 관제 솔루션 및 기존 교통체계와 연동 등 항공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도 병행한다. 한화시스템이 밝힌 2030년 에어모빌리티 사업 예상 매출 규모는 11조4000억원이다. 

KAI도 UAM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안현호 KAI 사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UAM 시장에 이미 진입한 곳은 한국항공우주산업 뿐"이라고 강조했다. KAI는 기술 표준에 있어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UAM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 표준 선점'이다. 동력장치와 이착률, 비행 방식 등 주요 기능에 따라 현재 다양한 기종이 존재한다. KAI는 표준 선점을 위해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독자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개념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제도 정비 나선 정부

정부도 2025년 도입을 목표로 UAM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9월28일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을 발간했다. 운용개념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5년 한국형 UAM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크게 초기(2025~2029년)와 성장기(2030~2034년), 성숙기(2035년 이후) 등 3단계로 나뉜다.

초기에는 기장에 직접 비행체에 탑승해 조종하는 방식이다. 이후 성장기에는 통제실에서 비행체를 원격조정한다. 드론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어 성숙기에는 자율비행이 도입된다. 다만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고 다양한 하늘길 상황에서 알아서 대응하는 비행체가 개발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UAM 전용 하늘길인 'UAM 회랑'도 개설된다. 도심 교통요지나 주요 공항 등에 설치된 '버티포트(이착륙장)' 사이를 연결하는 비행로다. 회랑은 여러 고도로 나눠 운항하는 항로와 달리 특정 고도로만 사용된다. 

비행고도는 300~600m 상공이 될 전망이다. UAM과 경로가 겹치는 헬기는 고도 300m 이하에서 비행토록 했다. 또 UAM 회랑은 소형 드론에 비해 최소 150m 이상 더 높게 설정했으며 별도의 UAM 교통관리체계(UATM)를 이용한다. 

현재 인천공항공사와 현대차,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비행체 개발과 버티포트 설치, 관제시스템 개발 등 UAM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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