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 씨스터즈’를 한섬이?…‘웹드라마’ 제작에 진심인 유통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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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 씨스터즈’를 한섬이?…‘웹드라마’ 제작에 진심인 유통家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1.0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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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웹예능 등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역량 집중
‘바이트 씨스터즈’, 영상미·스토리·연기력 3박자 모두 갖춰
누적 조회수 650만회에 이르러…MZ세대 중심으로 인기
티몬·GS리테일·11번가도…“PPL에 거부감 느끼는 젊은층 많아”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제작한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사진제공='바이트 씨스터즈' 1화 캡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바이트 씨스터즈’, ‘로코에 진심인 편’, ‘못배운놈들’, ‘열일사원’ 등…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웹드라마·웹예능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현대백화점, 티몬, GS리테일, 11번가 등 유통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웹 콘텐츠라는 것이다. 

이들은 드라마나 예능, 방송 프로그램 속 자사 제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 대신 직접 웹드라마, 웹예능을 만드는 방법을 통해 브랜드를 알린다. 유튜브 시청에 익숙한 주 소비층 MZ세대의 유입을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이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 웹드라마 '로코에 진심인편'. 사진제공=티몬

성적 좋은 유통업계표 웹드라마…MZ세대 노린다

현재 유튜브에서 흥행하고 있는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는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만들었다. 지난 달 19일 자사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Put Your HANDSOME)’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9일 기준 1화 조회수만 220만뷰를 돌파했으며, 누적 조회수는 650만뷰에 이른다. 

‘바이트 씨스터즈’는 웹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영화 같은 영상미에 독특한 스토리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웹드라마 방영 전 월평균 30만 건 수준이었던 ‘푸쳐핸썸’의 MZ세대 조회수는 방영 후에는 370만 건 이상으로 12배 넘게 늘었다. 

또한 전체 조회수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웹드라마 방영전 43.1%에서 방영후 74.5%로 급증했다. “웹드라마에서 시대극을 볼 수 있다니” “말도 안되는 영상 퀄리티에 탄탄한 스토리, 캐스팅까지 전부 대박이다”는 평이 일색이다. 

이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지난 달 19일부터 30일까지 한섬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 신장률은 두 배 이상 늘었다. 극중 배우 강한나가 입고 나온 ‘시스템’ 청바지와 배우 이신영이 착장한 ‘타임옴므’ 셔츠·시스템옴므 청바지는 완판 됐다. 

한섬 관계자는 “별도의 홍보 없이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서만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명과 브랜드 노출을 최소화하는 대신 스토리와 영상미를 앞세워 자연스럽게 한섬을 알리겠다는 디지털 소통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섬은 웹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웹예능과 패션 관련 웹다큐 제작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소통 방식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1번가 웹예능 '일일사원'. 사진제공='일일사원' 캡처

이커머스 기업 티몬도 웹드라마 제작에 한창이다. 티몬은 지난 2월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브랜드 '티몬 플레이'를 통해 Z세대를 타깃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첫 작품 ‘스위트 오피스’는 62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두 번째 작품 '수상한 소개팅'도 회당 평균 10만회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웹드라마는 통상적으로 분량도 십분 내외로 짧고 지상파·케이블과 비교해 저예산으로 제작된다. 하지만 티몬은 웹드라마 제작을 위해 전문 제작 인력과 경쟁력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고, 전담 팀을 둘 만큼 웹 콘텐츠 만들기에 ‘진심’이다.

티몬 관계자는 “일방적인 제품 설명이 아니라 웹드라마를 통해 재미와 정보를 담아내며 고객들이 먼저 찾는 콘텐츠로 소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는 물론, 다양한 고객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GS리테일, 11번가 등도 적극적으로 웹예능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GS25는 공식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에 매주 금요일마다 웹예능 ‘못배운놈들’을 공개하고 있으며, 11번가 역시 가수 겸 방송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웹예능 ‘열일사원’을 선보이고 있다.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릭터 최준이 홍보한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메라 CF. 사진제공=프리메라 '프리메라 워터리 수딩 젤 크림' 영상 1화 캡처.

웹드라마에 진심인 이유…“제품만 파는 건 옛날 방식”

다양한 유통업체들이 전부 웹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이유는 더 이상 옛날 PPL 같은 제품 홍보 방식은 MZ세대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뒷광고를 할 바에는 차라리 대놓고 홍보하는 ‘앞광고’가 더 진정성 있다고 말한다.

이렇다 보니 기획 단계부터 제품을 중심에 두고 스토리를 구성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메라 ‘워터리 수딩 젤 크림’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부캐릭터) 최준과 함께 ‘B급 병맛’ 감성의 3~4분 분량의 유튜브 콘텐츠 3편을 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제품 CF 치고는 꽤 긴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너무 웃기다 왜 이렇게 고퀄이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다 봤다”,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스토리도 탄탄하고 너무 재밌다”, “프리메라 돈쭐 내주러 가야겠다” 등 호평 댓글이 달렸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마인드마크, 실크우드, 스튜디오329 등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한 이유도 향후 브랜드와 콘텐츠를 결합한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많다. 쇼핑과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 소비자의 록인(Lock-in) 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간접적인 PPL에 거부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서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층 유입을 위해선 재미와 흥미를 동반한 콘텐츠 제작이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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