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국내 신차출고대기 최대 11개월...'車반도체 부족' 언제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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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국내 신차출고대기 최대 11개월...'車반도체 부족' 언제 풀리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1.0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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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적체 70만대 돌파…GV60 1년 이상 대기
BGC "반도체 쇼티지, 내년 2분기까지 갈 것"
한국 물론 미국서도 '신차급 중고차' 수요 증가
대기 기간 증가에 개소세 혜택 사라질수도
현대울산공장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신차 모습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야 출고됩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여파로 완성차 업체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애를 태우고 있다. 신차 출시까지 길게는 1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출고 적체 70만대 돌파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량은 모두 76만1975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3분기 92만1583대와 비교해 20.9%나 줄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2008년 76만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신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8일 현재 계약을 할 경우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5개월, 아이오닉5는 8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승합밴 스타리아와 화물차 포터도 최소 4개월 이상 대기표를 뽑아야 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하는 캐스퍼도 마찬가지다. 약 4개월 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제네시스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출시하는 GV60은 1년 이상, GV70은 5개월 이상, GV80은 반년 이상이 걸린다. 세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출고가 빠르지만 이 역시도 2개월이 걸린다. 

기아도 다르지 않다. 인기 차종인 K5는 4개월 이상, K8은 8개월 이상, 스포티지는 9개월 이상,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 출고 대기가 필요하다. 업무와 레저용으로 인기가 높은 카니발 역시 7개월 이상, 화물차인 봉고3 또한 8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아 볼 수 있다. 

반도체 쇼티지가 내년 2분기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쇼티지, 내년 2분기까지 장기화 우려

심각한 신차 출고 적체의 배경은 단연 반도체 공급부족이다.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전방 카메라, ECU(전자제어장치), LCD 패널 등 반도체가 포함되는 부품이 없어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아산공장은 9월15일부터 17일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부족은 연내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내년 2분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전 세계 차량 생산대수 감소분이 모두 400만~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는 애초 올 3분기 내지는 연내 반도체 공급부족이 해결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요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지인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차질이 생겼다. 

중고차 매매단지에 줄지어 서 있는 차량들. 사진=연합뉴스

'귀하신 몸' 된 중고차

신차 출고 적체가 이어지면서 중고차가 귀한 몸이 됐다. 올해와 지난해 출고된 '신차급 중고차' 수요가 늘고 있다. 중고차 기업 케이카 관계자는 "최근 신차급 모델은 입고가 되자마자 문의가 빗발친다"면서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늘어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미국 중고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1년 전보다 중고차 가격은 8.5% 올랐다. AP통신도 자동차 데이터 추적 사이트 블랙복을 인용해 미국 중고차 평균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약 30% 가량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량은 258만7253대로 2019년(245만9629대) 대비 5.1% 늘었다. 최고 기록으로 꼽히는 2016년 거래량 257만대를 훌쩍 넘어선다.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비대면 수요 증가로 온라인 판매 서비스가 확대되고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신차 구매가 줄면서 대체 효과가 나타났다. 

중고차 업계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개인 모빌리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백신 접종 본격화로 여행 수요 역시 늘면서 차량 구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신차 적체가 계속되면서 견조한 중고차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소비세 특별인하가 올해로 종료되는 가운데 신차 적체에 따른 혜택 감소가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

개소세 인하 혜택 물거품될라

신차 출고 지연이 지속되면서 올해 까지인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될 소비자들 역시 발만 구르고 있다. 개별소비세는 올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기존 5%에서 3.5%로 인하 적용된다. 개별소비세는 차를 인도받아 등록할 때 내는 세금을 말한다. 차량 계약 시점이 아닌 '고객 인도 시점'으로 세금이 적용된다. 올해 계약을 했더라도 연말까지 차를 등록하지 못하면 3.5% 인하된 개별소비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올해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개별소비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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