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탐구] 승자없이 끝난 중의원 총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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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구] 승자없이 끝난 중의원 총선거
  • 치바김 도쿄 통신원
  • 승인 2021.11.01 19: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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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456의석중 261석 차지해 무난히 과반수 달성
여야 정치 거물들의 낙선 이어져…투표율 55.98%
젊은층 정치 무관심…고령층은 자민당에 투표
치바김 도쿄 통신원
치바김 도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치바김 도쿄 통신원]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가 지난달 31일 이뤄졌다. 이번 선거는 기시다가 자민당의 새로운 총재로 취임하고 가장 단기간에 이뤄진 선거다. 

결과는 총 465의석중 261석을 차지하며 무난히 과반수를 달성했다. 간신히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여론과 정치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한 셈이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경제, 사회, 정치적인 정책의 실패, 아베의 모리토모 학원 가케학원, 사쿠라회 등 부정의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코로나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선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야당도 이번 선거에는 정권교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5야당 연합으로 289개의 소선거구에서 217선거구에 단일후보를 내세워 자민당의 실정에 대항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3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선거 결과와 관련한 방송 인터뷰를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선거 결과와 관련한 방송 인터뷰를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민당의 의석수는 15개가 줄어드는 데 그쳤고 야당 연합을 주도한 입헌민주당은 역으로 110석에서 96석으로 14석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연립한 217개의 선거구 중에서도 자민당은 139의석, 연립 야당은 62의석을 차지하는 데 불과해 5당 연립이라는 의미가 무색해졌다. 이런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연립후보와 자민당의 실정을 감안하면 140석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일본 유신회의 약진

이번 선거 최고의 이변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정당 성격이 강한 일본 유신회의 약진이다. 전 선거에서 11석의 의석을 차지했던 일본 유신회는 오사카 지역을 기반으로 30석의 의석을 늘린 41석을 차지하며 일본의 제3당으로 약진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사카부 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연말연시 회식을 자제해달라는 내용 등이 적힌 패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사카부 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연말연시 회식을 자제해달라는 내용 등이 적힌 패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유신회가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늘린 배경에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첫 번째가 젊은 요시무라 오사카 지사의 인기이다. 오사카 출신이며 1975년생인 요시무라 지사는 중앙 정부의 코로나 실정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발빠른 대응과 오사카를 위한 교육, 정보, 건강, 고령자 복지 등 여러 정책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인기가 높은 요시무라 지사의 선거지원은 전 선거에서 3석뿐이던 오사카 지역에서 15석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민당의 실정에 실망한 보수층의 일본 유신회로의 지지 이동이다. 야당이기는 하지만,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대포가 말하듯이 자민당의 보완 정당이라고 할 만큼 보수 정당이기에 이쪽으로 자민당의 보수표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일본 정치 전문가들은 언급하고 있다.

정치 거물들의 낙선

31일 지역구에서 야당 신인에게 패한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지역구에서 야당 신인에게 패한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선거의 또 하나의 큰 이변은 아마리 간사장의 자신의 지역구 낙선이다. 카나가와 13구에 출마한 자민당 현 간사장인 아마리는 입헌민주당의 후토리 히데시에게 근소하게 패배했다. 

이번 중의원 총선거를 진도 지휘할 자민당 간사장의 입장에서 이번 선거의 패배는 자민당 내의 큰 충격을 가져왔다. 이미 기시다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도 전해지고 있다. 

아마리는 지난 2016년 금전 문제로 당시 경제 재생 담당상에서 사임했다. 다만 모든 것은 비서에 의해 이뤄졌고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책임회피를 보여 지금도 야당에서는 이 문제를 추궁하고 있다. 이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아마리의 발목을 크게 잡아 낙선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라는 독특한 선거방식에 의해 비례대표로 부활하기는 했지만 이번 갓 출범한 기시다 정권에 큰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또 하나의 이변은 이시하라 파의 수장인 이시하라가 자신의 선거구인 도쿄 8구에서 패배한 것이다. 자민당의 간사장과 경제재생담당상을 역임했으며 지금까지 10번 연속 당선된 이시하라의 패배도 자민당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 외 전 올림픽상이었던 사쿠라다(치바 8구), 전 자치상과 세조회장을 지낸 노다(구마모토 2구)등도 패배한 자민당 거물들이다. 

한편 야당에서도 입헌민주당의 부대표인 츠지모토(오사카 10구), 전 민주당 대표였던 입헌민주당의 오자와(니와테 3구) 등이 낙선했다. 이 밖에도 나카무라, 카이에다도 낙선한 야당의 거물급 인사 중 하나다.

자민당의 거물급 인사가 낙선된 것은 5야당 연합 승리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반면, 야당 거물급 인사의 낙선을 두고는 정치의 세대 교체와 입헌민주당의 야당으로서의 자질 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을 보면 55.98%로 지난번 선거보다는 2.3% 상승했지만 젊은층의 투표율은 저조한 편이다.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이 자민당 독점 불러와

이번 중의원 총선거는 기시다 내각의 향후 지지율을 묻는 성격이 강한 선거였다. 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자민당 내의 인물을 뽑는 선거라면 이번 선거는 그 인물을 평가하는 측면이 크다. 그런 면에서는 과반수를 뛰어넘은 기시다 정권은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선거로 일본 정치가 갈 방향은 점점 더 불투명해진 면도 있다. 이번 선거가 자민당과 아베, 스가의 실정을 묻는 선거였다면 야당으로 표가 몰렸어야 하지만 결과는 약간의 자민당 의석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이유는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돼 있는 일본 사회에서 고령층이 많은 보수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자민당도 일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고령층의 표를 끌어내려는 정책과 꾀임으로 확고한 표를 확보하고 있다. 고령층 역시 인물이나 공약도 보지 않고 자민당이면 된다는 입장에서 투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제동을 걸고 정치를 바꿔야 할 투표층이 젊은층이지만 일본의 젊은층은 선거에 관심도 없고 선거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TV 인터뷰에 여당과 야당의 차이를 모르는 20대가 나온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를 묻자 대답은 여러가지였다. 한 20대는 지금 사는데 불편한 게 없어서. 한 30대는 내가 투표한다고 정치가 바뀌지 않으니까. 또 뉴스를 보지 않으니까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등등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자민당은 파벌정치로 썩어가고 있고 거기에 대항할 야당도 일본에는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드물게 야당 연합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절대적으로 자민당을 지지하는 노령층과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일본의 젊은층. 한국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하고 있는 지금, 일본 정치와 한국 정치는 너무 대조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치바 김 도쿄통신원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20년간 무역업을 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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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11-02 15:18:42
일본의 수많은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일본 자민당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20대. 반대로 야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60대 이상의 노령세대. 일본에서 당원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정당이 일본 공산당. 일본의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야당의 의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부동층이 투표에 적극 참가하면 상황이 달라지지만 부동층의 투표 참가율이 낮은 이유는 현실에 큰 불만이 없기 때문. 일본의 코로나 실정이니 비리니 떠들고 있지만 일본은 G7국가 중 코로나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적은 나라였고 아베의 비리라는 것도 지지자들을 공비로 연회에 초대했다는 것과 지방대 수의학과 신설에 영향을 미쳤다는 루머 수준인데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실소가 나올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