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⑥ 포스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대 준비 박차
상태바
[모빌리티 세상읽기]⑥ 포스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대 준비 박차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0.31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新모빌리티시대, 원료부터 소재까지 수직계열화
기가스틸·2차전지 소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신공법 적용,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착수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포스코가 다가올 '뉴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종합소재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포스코그룹이 다가올 '뉴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종합소재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가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5세대(G) 이동통신 등과 함께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지금, 포스코그룹 역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그룹 산하에는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포스코엠텍 등 6개 상장사를 비롯해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가 있다. 

전기차시대, 원료부터 소재까지 수직계열화한 포스코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포스코에는 기회와 위협이 공존한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철강재 니즈 역시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상존하다. 포스코는 우려보다는 신규 수요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자동차 구조 변화에 따라 차량 1대당 강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내연기관차에는 1대당 강재 1098kg이 사용되지만 전기차는 구조 변화로 전기강판(85kg) 사용이 늘면서 1163kg의 강재가 필요하다. 이를 대비해 포스코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 및 선재와 경량소재 솔루션, 배터리 강재, 리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경량화 차량 부품과 모터코어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포스코강판은 알루미늄 도금 강판을 각각 만들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원료와 소재를 수직 계열화했다. 

포스코가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제공=포스코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착수

포스코가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해 새 표준을 제시하고 이에 적합한 강재 판매를 확대해 세계 최고 철강사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기술연구원 산하 철강솔루션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스틸E모티브(Steel E-Motive·SEM)'를 진행 중이다. SEM 프로젝트는 스티어링 휠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프로젝트는 세계철강협회 산하 자동차 분야 컨소시엄인 '월드오토스틸'이 주도한다. 월드오토스틸에는 세계 20여개 철강사가 참여했다. 총 4단계에 걸친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 개발 과정 중 상세설계 이전 단계인 개념 설계를 진행 중이다.

개념 설계는 휠 베이스를 길게 하거나 짧게 하는 두 가지로 압축됐다. 두 콘셉트카 전장은 각각 3995㎜와 4395㎜다. 월드 오토스틸은 개념설계 이후 상세설계를 통해 충돌 및 안전 기준 등 완전 자율주행차를 위한 플랫폼 표준화를 추진한다. 이는 자동차 핵심 소재인 강재 등의 판매를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30년 연간 25만대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차에 플랫폼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 연구진은 SEM 프로젝트를 위해 고유 특허 기술인 '롤 스탬핑' 제조 공법을 고안했다. 기존에 없던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만큼 최적화된 구조와 새로운 제조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적합한 강재 개발 등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롤 스탬핑을 SEM 프로젝트 제조 공법으로 제안했다. 업계는 롤 스탬핑이 기가급 철강재를 적용하는데 최적 공법인만큼 SEM 프로젝트에 채택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본다. 월드오토스틸은 내년 하반기께 SEM 프로젝트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롤 스탬핑'은 1㎟ 면적당 100㎏ 이상 무게를 견디는 초고장력 강판 '기가스틸' 제조에 적용되는 혁신 공법이다. 음각과 양각 형상이 새겨진 상하 성형 롤(Roll)에 소재를 통과시켜 가변적 단면 구조 형상을 제조할 수 있다.

김학동 포스코 사장이 포스코가 뉴모빌리티 시장에서 친환경 소재 전문 공급사로 글로벌 지위를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승부수 : 기가스틸

포스코는 지난달 17일 광양제철소에서 '친환경 기가스틸(초고강도 경량강판) 100만톤 생산체제 구축' 행사를 가졌다.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광양제철소는 1987년 4월 첫 쇳물을 생산한 이후 연간 950만 톤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이자 최고의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로 거듭났다"면서 “이번 기가스틸 100만 톤 생산체제 구축은 포스코가 급성장하는 뉴모빌리티 시장에서 친환경차 소재 전문 공급사로서 글로벌 우위에 확실하게 서는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017년부터 약 5000억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 부지 내 기가급 강재 제조설비를 신·증설해왔다. 포스코는 차량 내 기가스틸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해 자동차 회사와 공동 연구를 추진 중이며 설비경쟁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강종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포트폴리오 다각화 승부수 : 이차전지 소재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흑연 공급부터 양·음극재 생산까지 이차전지 밸류체인 경쟁력을 확보한 포스코는 안정적 공급망 확보로 소재산업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해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음극재 26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 연매출 2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는 "전기차 및 전력저장장치(ESS) 수요 증가로 양·음극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포스코케미칼은 이차전지소재 풀 밸류체인 구축으로 글로벌 톱 플레이어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전체 물량의 40~50%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소재 기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양산 능력 및 원료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30일 전남 율촌산업단지에서 진행된 포스코HY클린메탈 1공장 착공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포트폴리오 다각화 승부수 : 리사이클링

지난달 30일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한 포스코는 '철의 무한 재활용'이라는 오랜 꿈에 성큼 다가섰다. 

정창화 포스코 신성장부문장은 착공식 기념사에서 “포스코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설립한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폐전지에서 이차전지소재의 필수 원료인 니켈, 리튬 등을 추출해 판매하는 친환경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향후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이차전지소재 공급사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HY클린메탈이 착공한 공장은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6만㎡ 부지에 1200억 원을 투자해 건립되며, 2022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블랙파우더(리튬이온배터리 스크랩을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에서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게 된다.

폐전지 스크랩에서 이차전지 소재를 추출하는 자원순환 친환경 리사이클링 시장은 전기차 성장과 함께 2040년 28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포스코는 올해 3월 유럽 이차전지 공장의 폐전지 스크랩을 블랙파우더로 가공하는 PLSC 법인을 폴란드에 설립했으며, 지난 5월에는 광물 정련·정제에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65:35 비율로 합작해 블랙파우더에서 니켈, 리튬 등을 추출하는 공정을 담당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올해 포스코가 연간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연간 영업익 9조원 시대 열어

올 3분기 포스코는 용광로만큼 뜨거운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6370억원, 영업익 3조1170억원을 달성했다. 1968년 창사 이후 분기 최고 실적이다. 매출은 44.7%, 영업이익은 367.3%나 껑충 뛰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비 증가에도 판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고 설명했다.

본업인 철강 사업이 호실적을 이끌었지만 신성장 사업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세로 힘을 보탰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판매 가격 상승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력 단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180.0% 급등했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30.3% 증가한 75조3158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289.1% 껑충 뛴 9조349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9조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