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달러채 발행 부동산업체 소집"···헝다 사태 속 상환능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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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달러채 발행 부동산업체 소집"···헝다 사태 속 상환능력 점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0.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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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25일 여러 부동산 개발 업체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바이두
중국의 경제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25일 여러 부동산 개발 업체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바이두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유동성 위기가 지속 중인 가운데 중국 정부가 역외 달러 채권을 많이 발행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불러 상황 점검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경제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25일 여러 부동산 개발 업체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고 경제 매체 차이롄셔(財聯社)가 보도했다.

소집 대상 업체들은 주로 달러 채권을 대량 발행한 곳들이다. 다만 회의에 참여한 업체의 명단이 구체적으로 전해지지는 않았다.

차이롄셔는 중국 정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역외 채권 만기 도래 현황과 해당 기업들의 상환 능력을 점검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시장에 안정적 관리를 위한 메시지를 발신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내년과 내후년 상환해야 할 달러 채권 규모는 각각 3755억 위안(약 68조 8000억원), 3000억 위안(약 55조원)에 달한다고 차이롄셔는 전했다. 게다가 내년 이후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상환해야 할 위안화 채권 규모는 달러 채권 규모를 압도한다.

중국 당국은 이번 회의 개최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러 업체를 동시에 불러 회의를 연 것은 부동산 업체들의 채권 상환 문제에 관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빚이 300조원대에 달하는 헝다가 디폴트 직전의 위기 상황에 빠진 가운데 화양녠(花樣年·Fantasia), 신리(新力·Sinic) 등이 최근 달러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는 등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부동산 업체 당다이즈예(當代置業)는 전날까지 상환했어야 할 달러 채권 원리금 2억 5000만달러(약 290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26일 오전 발표했다.

작년 말부터 중국 당국이 부동산 업계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줄을 강력히 조이면서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예전 같았으면 겪지 않았을 심각한 차환난에 직면한 상태다.

게다가 헝다 사태를 계기로 주택 시장이 급랭해 주택 판매와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부동산 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9월 중국의 신규(분양) 주택 가격은 2015년 4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9월 주택 판매액도 작년 동월보다 16.9%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들어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뤼디(綠地)홀딩스, 푸리(富力)부동산 등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10여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올 들어 신용등급이 내려간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는 100곳을 넘겨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기의 진원지 격인 헝다는 지난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일을 앞두고 8천350만 달러(약 977억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상환하면서 일단 공식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다.

이어 헝다가 24일 선전(深圳) 등 도시에서 1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재개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헝다 사태를 둘러싼 불안감이 다소나마 진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29일과 내달 11일 헝다가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일이 연이어 찾아온다.

시장에서는 헝다가 사업을 정상화해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대형 자산의 매각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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