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잘 달리는 美 증시에 걸림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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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잘 달리는 美 증시에 걸림돌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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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실적이 최악의 9월에서 10월 신고가 행진으로 분위기 바꿔
기술기업 실적 시즌 시작...공급망 대란·비용 급등 등 영향이 관건
기술기업들의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문가들은 '시험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술기업들의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문가들은 '시험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뉴욕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예상 외로 기업들이 좋은 성적표를 내놓고 있는 것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다른 지수들의 신고가 행진에서 한 걸음 떨어져있다.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그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악의 9월과 신고가 10월...어닝 서프라이즈가 이끌어

지난 9월 뉴욕증시에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9월은 전통적으로 약세장으로 분류되는데다, 공급망 대란과 인플레이션 이슈,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이 동시에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에 다우지수는 9월 월간 기준 4.3%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4.8%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5.3% 내렸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꽁꽁 얼어붙었던 증시의 분위기는 10월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다우지수 또한 22일 종가 기준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것이 가능했던 데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당초 공급망 대란과 각종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상당히 낮아져 있었는데, 예상 외로 기업들이 실적 호조를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9월 증시 주변을 맴돌던 악재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기술기업 어닝시즌..."진짜 시험대" 

전문가들은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막힘없는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닝시즌의 스타트를 끊는 것은 금융기업들이다. 이번 3분기 어닝시즌에서도 금융기업들의 실적이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이것이 투자심리를 극적으로 개선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금융기업들의 경우 주식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공급망 대란 및 비용 상승 등의 악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금융기업들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강한 어닝 시즌을 열어주었지만, 사실 코로나19와 공급망 문제는 금융그룹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악재들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곳은 바로 기술기업들의 영역인데,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기술기업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게다가 금융기업들이 기대치를 끌어올린 탓에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CNBC는 로리 칼바시나 RBC 주식전략팀장이 "이번주가 진짜 시험대"라고 언급한 것을 전하며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시험대에 올릴 수 있는 실적 대목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들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다. 이 다섯 기업은 S&P500 비중의 2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 종목의 움직임이 전체 지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에는 반도체 부족 사태 및 공급망 대란, 그리고 비용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가격 인상에 대한 수요 예측 등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다양한 요인이 담길 예정이다. 

IBD는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경우 이전에 도달하지 않은 수준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실망스러운 실적은 주가를 폭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기술기업들 사이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넷플릭스와 테슬라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인텔과 스냅은 지난 22일 각각 11%, 26% 폭락한 바 있다. 

넷플릭스와 테슬라는 각각 가입자수 급증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인텔은 공급망 대란을, 스냅은 애플의 강화된 정보 보호 조치에 따른 광고수익 급감을 각각 우려한 것이 이들의 주가 흐름을 정반대로 이끈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개별적인 주식 움직임이 오히려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스콧 래들러 T3Live.com의 최고 전략 책임자는 "모든 그룹은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전반적인 움직임은 예전보다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10일간 큰 여행을 했고, 이제는 소화를 시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만일 여기서 소화될 수 있고, 개별 주식의 움직임을 얻을 수 있다면 계속 상승세만 지속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움직임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칼바시나 전략팀장 역시 "투자자들은 일부 실망스러운 기업들을 처벌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를 벌하고 있지는 않다"며 "시장은 지금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84%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리피니티브는 현재까지의 실적과 추정치를 기준으로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전년대비 3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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