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80달러 돌파한 국제유가, 더 오를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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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80달러 돌파한 국제유가, 더 오를 4가지 이유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0.20 14: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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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브렌트유 두 달간 20%대 급등…80달러 돌파
천연가스 대체수요 기대감 속 국제유가 상승
러시아, 에너지 위기 우려 속 자원무기화 가속
최대 산유국 사우디, 추가 감산한도 완화 美 요구 거절
'배럴당 100달러 넘긴다' 투기적 콜옵션 선물 거래 급증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연말 '100달러' 벽을 깰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연말 '100달러' 벽을 깰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이하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이하 WTI) 모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8월20일 65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이후 약 24%(15달러) 이상 급증했으며 WTI는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는 유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전망치를 기존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주요 글로벌 IB 역시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연말 브렌트유 예상가치를 배럴당 84달러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각각 배럴당 85~90달러와 100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 두 달간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9월초부터 약 19%, WTI는 약 21% 급등세를 보였다. 

20일(이하 한국시각)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63%(52센트) 오른 배럴당 8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를 마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역시 전날보다 0.87%(73센트) 상승한 배럴당 85.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천연가스 대체수요 기대감

WTI와 브렌트유가 80달러를 돌파한 원인은 단연 천연가스 대체수요 기대감 때문이다.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성 천연가스 공급 제한으로 유럽 발전량이 과거 5년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다가올 겨울 난방수요와 라니냐 재발 가능성이 겹치면서 천연가스 대체수요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두달 간 전 세계는 라니냐발 북극한판로 곤욕을 겪기도 했다. 미국 북동부에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쳤고, 로마는 때아닌 폭설이 내렸다. 독일 역시 영하 20도의 기록적 한파를 겪었다. 

유럽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40%를 공급하고 있는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원 무기화에 나선 러시아

러시아가 유럽향 천연가스 수출량을 늘려 천연가스 가격의 하향 조정과 원유 수요증가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현재로서 낮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다음 달 우크라이나를 관통해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각국의 도매용 천연가스 가격은 하루 사이 최고 18% 급등했다. 유럽은 전기 생산 연료의 2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탄소중립 움직임과 맞물려 계속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전체 수요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자원 무기화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노르트스트림2를 빠르게 승인하라는 압력으로 풀이된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서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지나 독일 북부로 연결되는 천연가스 수송관이다. 연간 공급량은 최대 550억㎥에 이르며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2018년 착공한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달 공사를 마무리했고, 가즈프롬은 이 가스관에 가스 주입을 시작하며 천연가스 수출 준비를 마쳤다. 노르트스트림2는 기존 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 파이프라인을 대체할 공산이 크다. 

변수는 독일이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독일의 사용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달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한 중도좌파 사민당이 연정 파트너로 협상 중인 녹생당과 자유민주당 모두 반(反) 푸틴 성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노르트스트림2의 허가를 받아내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 시추 중인 유정 모습. 사진=연합뉴스

키(key) 쥔 사우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장관은 14일 "당장 공급부족 상태지만 우리는 장기적 시각에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감산한도 추가 완화 요구를 거절했다. 사실상 감산한도 추가 완화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사우디의 의지는 확고하다. 2007년과 2018년 사우디는 미국의 증산 요구를 수용했다. 하지만 이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수요충격에 노출되면서 재고압박에 시달렸다. 

여기에 글로벌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이미 정점을 통과한 상황에서 올해와 같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요인도 사우디의 결심을 공고히 한다. 아울러 21일 재개되는 이란 핵협상과 미국의 대규모 전략비축유(SPR) 방출 가능성 등도 사우디를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적 선물 거래가 국제유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적 선물 거래가 국제유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급증하는 투기 수요

에너지 위기 속에 유가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적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투자자들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WTI 가격이 오는 12월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옵션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WTI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콜옵션 거래는 만기일에 걸쳐 14만1500건 이었고 배럴당 95달러나 180달러의 WTI 가격을 예상하는 콜옵션이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스톤X 그룹의 에너지 거래 공동책임자인 마크 베니그노는 WSJ에 "유가 상승을 예상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던 투기적 세력들이 기존 옵션 포지션을 정리하고 더 높은 유가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에너지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원유시장에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시장을 침범(invade)하고 있다"면서 "강세장에 찬물을 끼얹는 경제지표나 다른 정보가 나올 경우 급락세가 나타날 수 도 있다. 가격하락 위험 요소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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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정 2021-10-21 18:54:47
증권사 리포트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