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아르켓·젠틀몬스터의 공통점은…“힙한 패션, 더 힙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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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아르켓·젠틀몬스터의 공통점은…“힙한 패션, 더 힙한 카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10.1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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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패션 브랜드, 일제히 ‘카페 결합형 매장’ 선봬
롯백 동탄점 A.P.C. 카페에 2030 젊은 층 몰려
옷 사는 사람은 없어도 홍보·시너지 효과는 톡톡
지난 8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2층에 들어선 프랑스 패션 브랜드 A.P.C.의 F&B 매장 ‘카페 아페쎄(CAFE A.P.C.)’.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A.P.C.(아페쎄)·아르켓·젠틀몬스터·메종키츠네·준지(JUUN.J)·우영미… 이들의 공통점은 지금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에게 가장 핫한 브랜드이자, 카페를 입었다는 점이다.

카페와 의류 판매를 결합한 매장이 늘고 있다. 단순히 쇼핑을 위해 매장을 내는 것이 아닌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의 신조어)한 공간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조성한 것으로, 의류·명품 매장에 카페가 들어가 있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F&B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다. 

커피 맛보다 공간·분위기에 집중…대기줄 서기도

지난 8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2층에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A.P.C.의 F&B 매장 ‘카페 아페쎄(CAFE A.P.C.)’가 들어서 있다. 해당 매장은 A.P.C.가 선보이는 전 세계 최초 카페 결합형 매장으로, 그간 A.P.C. 매장을 설계해온 건축가 로랑 데루가 디자인을 맡았다. 

A.P.C.는 20~30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다.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전통 명품 브랜드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클래식하고 심플한 감성의 캐주얼 룩이 많다.

A.P.C.에서 카페를 냈다는 소식에 동탄점 오픈 초기엔 카페 밖까지 대기줄이 생겨났다. “‘카페 아페쎄’ 궁금해서 동탄점 간다”는 이야기도 들렸을 정도다.

인스타그램에 '아르켓카페'라고 치면 다양한 인증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아르켓카페' 검색 캡처

지난 2월에 개점한 더현대 서울에도 스웨덴 의류 브랜드 아르켓의 F&B 브랜드 ‘아르켓 카페’가 생겼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생기는 오프라인 스토어자 카페 결합형 매장으로, 다양한 베이테리안 베이커리가 구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페형 매장은 개점과 동시에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카페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제품을 산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브랜드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 패션업체들도 차별화와 동시에 브랜드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웨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하우스도산에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선보였다. 누데이크의 매장 인테리어와 케이크들은 기존 베이커리 가게에서는 볼 수 없는 구성들이다. 미디어 아트 영상이 매장 곳곳에 설치돼 있고, 설치 미술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들이 깔려있다. 

케이크와 베이커리 모양도 독특하다. 누데이크는 F&B를 연구하는 팀을 비롯해 디지털·공간·브랜딩·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함께 브랜드를 담당한다. 각 음료에 뮤즈를 매칭해 소개하고, 매장에 하나씩만 빵을 진열해 디저트들이 예술 작품처럼 보이도록 구현했다. 현재 누데이크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입점해 있다.

누데이크의 케이크들. 사진='누데이크' 인스타그램

시너지 효과 뛰어나…MZ세대 사로잡기에도 제격

패션업체들이 카페형 매장을 여는 이유는 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카페란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닌, 공간을 즐기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페서 음료를 마실 뿐 아니라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브랜드들은 단순히 매장 한 켠에 식음료 공간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메뉴를 개발하고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다. 

카페형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브랜드 제품까지 구매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음에도 꾸준히 카페 결합형 매장을 내는 이유다. 패션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이 주가 된 상황에서 차별화와 동시에 브랜드의 친밀감을 높여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스위스 럭셔리워치메이커 'IWC'와 '센터커피'의 협업으로 탄생한 'BIG PILOT BAR BY IWC & CENTER COFFEE' 카페가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스위스 럭셔리 명품 시계 브랜드인 IWC는 국내 센터커피와 손잡고 롯데백화점 본점 5층 럭셔리 남성관에 ‘빅 파일럿 바 바이 IWC 앤드 센터 커피’ 카페를 오픈했다. 이 카페는  IWC가 오픈한 세계 최초 공식 커피 매장으로, 값비싼 시계 제품을 라떼 위에 거품으로 그려서 내놓는 ‘아인슈페너 커피’ 등이 인기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도 카페형 매장 론칭에 한창이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브랜드 우영미와 위스키 바를 표방하는 카페를 결합한 매장 ‘맨메이드’를 지난달 초 롯데백화점 본점에 새로 열었다. 송지오 디자이너도 송지오 옴므와 연남동 페이브 카페를 협업한 갤러리형 카페를 지난달 롯데백화점 부산점에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카페 방문이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건 절반도 채 되지 않아 수익성을 따지기엔 애매하다”며 “하지만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고,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SNS를 통해 그 효과를 누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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