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점검]②달러화 강세, 월가가 우려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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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점검]②달러화 강세, 월가가 우려하는 이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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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1년래 최고치...달러·원 환율 1200원 육박
8일 발표될 고용보고서 결과도 관건
고공행진을 이어온 달러화가 월가에 새로운 우려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공행진을 이어온 달러화가 월가에 새로운 우려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온 달러화가 월가에 새로운 우려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곧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을 시사한 후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나, 신흥시장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부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근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년래 최고치인 달러인덱스..강세 흐름 당분간 이어질 듯

6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94.50까지 오르면서 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 역시 1200원을 눈앞에 뒀는데, 이는 14개월래 최고치다. 

달러화가 이토록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미 연준이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테이퍼링에 착수할 것을 시사했고, 연준 위원들의 절반이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등 당초 시장의 전망보다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는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로 이끌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1.5% 수준을 넘나들고 있는데, 9월 22일 1.3%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오른 것이다.

이것이 미 증시를 이끄는 기술주에는 타격이 되면서 미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미 국채 수익률의 급등세는 달러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다른 국가의 국채 수익률과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것. 여기에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국채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채권과 금리 상품에서 수익을 내려는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달러화 가치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매니저인 제임스 아테이는 "당신은 0.3%의 수익률을 내는 독일 국채를 소유하겠나, 1.5%의 수익률을 내는 미국 국채를 소유하겠나?"라고 되물으며 "답은 아주 쉽다"고 설명했다. 

결국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기업들은 물론 신흥시장의 국가 및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은 해외에서 40%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의 가치가 줄어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흥시장 기업들과 국가들 역시 달러화 표시 부채를 갚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테이 투자 매니저는 "달러화 강세는 다소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대체로 이것은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간 달러인덱스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최근 1년간 달러인덱스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8일 발표될 고용보고서가 관건 

WSJ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는 ▲세계 경제가 좋지 않아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때 ▲미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견조할 때의 두 가지 경우다. 

현재의 달러화 강세는 전자, 즉 세계 경제회복의 둔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하겠다고 언급,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의견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경고하기도 했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미 경제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통화 분석가인 리 하드만은 "시장은 더 침체될 위험에 대해 더 조심스럽고 긴장하고 있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소비심리와 기업들의 수익을 강타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CNBC는 "달러화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의 교착 상태와, 전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 속에서 안전자산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이 쉽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NG그룹의 전략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때마다 시장에서는 계속 사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달러화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 오는 8일 발표될 고용보고서라고 강조했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시작된 것이 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착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부터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고용 지표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8일 발표에 따라 달러화의 흐름이 엇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9월에 비농업 고용이 47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예상보다 50만명 적은 23만50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에단 헤리스 세계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규 고용에서 거의 제로에 가까운 매우 약한 숫자를 얻는 것"이라며 "10만명이나 20만명 같은 숫자가 나올 경우 테이퍼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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