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③ 수소, 우리가 몰랐던 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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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③ 수소, 우리가 몰랐던 거의 모든 것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10.03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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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원료' 수소, 전 세계 22개국 탄소중립 핵심으로 꼽아
수소 연료전지, 가정용부터 발전용까지 활용 범위 다양
2030년 수소 가격 한국 1KG당 50000원 정도로 예상
6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2개국은 수소에너지를 탄소중립을 이룰 핵심 연료원으로 꼽았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해 전 세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6월에는 수소경제구현을 위한 국가 간 협력과 실행 방안 마련을 위해 국제수소연료전지파트너십(IPHE) 총회가 열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러시아, 스위스 등 전 세계 22개국이 참여했다. 본 회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수소 경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전 세계는 왜 수소에 주목하는걸까. 우리가 몰랐던 수소의 거의 모든 걸 다뤘다.

수소의 특징

수소(H₂)는 우주를 이루는 원소의 90%를 차지하며 물의 3분의2 또한 수소 원자다. 다시 말해 다른 자원에 비해 '영구 원료'로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고갈 우려가 없다. 물론 탄소(C)가 없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도 방출하지 않는다.

다만 수소는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처럼 자유롭게 떠다니는 것이 아니며 일종의 에너지 운반체로서 전기처럼 만들어 내야 하는 제2 에너지 형태다. 무색, 무취, 무미, 무독성 기체로 2원자 분자인 수소는 냉각해 액상이 되면 그 부피가 기상에서의 700분의 1로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수소는 가벼운 무게와 높은 에너지 함량으로 우주선의 추진 연료로 사용된다. 만약 수력, 태양력 및 풍력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제조할 수 있다면 수소는 재생 연료도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는 극소량의 질소가 생성되는 것 이외에는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직접연소를 위한 연료나 연료전지 등의 연료로 사용이 간편하다. 아울러 지구상에 무한히 존재하는 물을 원료로 제조할 수 있으며 가스나 액체로 쉽게 저장 및 수송할 수 있다.

여기에 수소는 안전하기까지 하다. 흔히 수소폭탄을 떠올리며 수소가 위험하다고 느끼지만 우리가 사용하고자 하는 수소는 분자량이 2인 수소(1H1)이다. 반면 수소폭탄은 중수소(1H2)와 삼중수소(1H3)를 사용한다. 수소가 누출되더라도 폭발 위험은 낮다. 수소의 분자량은 공기에 비해 작아서 쉽게 날아간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발표한 연료별 상대적 위험도 평가에 따르면 도시가스에 쓰는 LPG의 경우 상대적 위험도는 1.22인 반면 수소의 위험도는 1이다. 도시가스보다 안전한 게 수소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 중인 수소. 사진=연합뉴스

다양한 수소 생산법과 운송

현재 가장 널리 사용하는 수소 생산법은 석유화학산업이나 제철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즉 백색수소(white hydrogen)다. 부생수소는 가격이 가장 저렴하지만, 공급량에 한계가 있다. 갈탄을 가스화하여 생산하는 수소인 갈색수소(brown hydrogen)가 있고, 수소생산단가는 낮지만, 수소 생산과정에 이산화탄소 및 오염물질의 배출이 대량으로 발생한다. 천연가스를 개질하여 생산하는 회색수소(grey hydrogen)는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 저가의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수소 1kg당 약 11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 처리하여 생산한 수소를 청색수소(blue hydrogen)라 부른다. 이로 인해 수소생산단가는 상승하게 되며, 포집저장된 이산화탄소의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다.

기존 전력망에서 공급받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황색수소(yellow hydrogen)라고 한다. 수소생산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지만, 전력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발생하므로 사용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녹색수소(green hydrogen)는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된 전력을 이용하여 물을 전기 분해하여 생산된 수소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높은 전력비용으로 수소생산단가가 높으며, 대량생산도 용이하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이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자색, 핑크, 적색 수소라고 부른다. 청정수소(Clean hydrogen)는 정의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탄소배출이 없이 생산된 수소를 통칭하는 것으로 청색수소, 청록수소, 녹색수소, 자색수소 등이 해당한다.

다만 수소의 저장과 운송방법에 있어서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운송되고 있는 고압수소의 저장형태는 구축비용이 저렴하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와 용기가 비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수요량 증가와 국외 도입을 고려할 때 다양한 수소저장 형태 및 운송방법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소는 파이프라인을 운송과 암모니아 운송선 그리고 액화수소의 트럭 운송 등이 있다. 

저렴하면서도 내구성과 안전성이 높은 수소연료전지에 촉매제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소에너지의 활용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핵심기술은 단연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전자,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로 물의 전기분해 역반응으로 연료를 계속 공급해주면 무한히 발전이 가능하다.

일종의 발전기인 셈이다.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는 가스 등을 개질(改質)해 얻은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획득한다. 연료전지의 특징은 친환경적이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전기를 생성하기에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공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료전지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효율에 따른 에너지 절감효과다. 연료전지의 발전효율은 현재 30~50%로 내연기관보다 우수하며 온수로 회수되는 열량까지 감안하면 효율은 80%까지 높아진다.

또 다른 특징은 융합 통합적 시스템이다. 휴대용에서 발전용까지 다양한 연료전지는 셀의 개수를 늘려 출력을 높일 수 있다. 형태에 따라 수W에서 수십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휴대기기용, 주택용, 자동차용, 항공기용, 우주선용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수소에너지 시장의 성장세도 매섭다. 2020년 7000만 톤, 2030년 약 1억 톤, 2040년 2억 톤, 2050년 약 5억4000만 톤으로 2020년에 비해 7~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수소에너지 사용량은 2020년 9000만 톤에서 2030년 2억 톤으로 증가하고 저탄소 수소에너지 비율은 10%에서 70%까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 생산되는 저탄소 수소에너지의 절반은 전기분해로 생산되고 나머지는 CCUS(탄소포집기술) 장치를 설치한 석탄과 천연가스 장치로부터 생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차에 수소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소는 얼마일까

수소에너지는 생산지역, 원료 및 방법에 따라 가격 스펙트럼이 넓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경제기술'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유럽지역에서 2030년 수소공급 가격은 2020년 대비 30~4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소전기차가 누적 10만대로 늘어날 경우 시스템 재료비는 60% 저감이 가능하다. 이 경우 한국은 킬로그램(kg) 당 약 5000원에, 일본은 600엔, 유럽은 6유로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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