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말로만 동맹 강조?...삐걱대는 美 국제관계
상태바
바이든, 말로만 동맹 강조?...삐걱대는 美 국제관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22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커스 발족·아프간 철군·코로나 대응 등...동맹국 배려 없어
더힐 "최근의 행동들은 동맹 관계 회복 어렵게 만들어"  
'동맹'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히려 동맹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동맹'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히려 동맹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동맹'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히려 동맹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 관계를 크게 악화시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물러난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의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 들은 오히려 일부 동맹국들을 언짢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맹을 우선시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기 다짐과는 달리 동맹이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커스 발족...프랑스와의 관계 악화 우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지 더힐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국과의 관계를 시험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이 지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동맹을 강화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최근의 행동들은 바이든의 이같은 노력, 특히 유럽 동맹국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의 동맹이 시험대에 오른 가장 최근의 사태는 바로 영국·호주와 맺은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발족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15일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발족했다. 호주는 이번 안보 동맹에 따라 미국과 영국의 지원으로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앞서 호주가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그룹과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공급받기로 한 560억유로(약 77조원) 규모의 계획이 파기됐다는 점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전례없이 소환하는 등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백악관 측은 오커스 출범을 두고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일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책임을 시사했다.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핵잠은 6~9대로 전해졌으며, 모리슨 총리는 오커스 체제 아래 8척의 핵잠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더힐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하는 것을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삼았고, 이번 오커스 출범은 미국과 영국, 호주와의 동맹을 견고히 함과 동시에 중국의 지역적인 이점을 잠식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동맹국들과 손을 잡은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프랑스 등 또다른 동맹국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커스 출범과 관련해 프랑스나 다른 협력국에게 사전에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유라시아 부차관보를 지낸 애플린 파르카스는 "이번 합의는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면서도 "다만 프랑스가 전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놓친 기회"라고 언급했다.

아프간 철군 과정서 美 일방적 결정에 유럽국가들 좌절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도 동맹 관계에 금이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은 미국이 철군 기한을 연장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미군이 철군할 경우 아프간에 파견한 유럽군들도 아프간에 남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8월31일로 정한 철군 시한을 고수했고, 이에 유럽군 역시 급박하게 철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야기됐다.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전직 외교관 브렛 브루엔은 "유럽의 외교 관리들은 바이든과 그의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은 점에 큰 좌절감을 표했다"며 "특히 아프가니스탄 철군과정에서 보여준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행동은 더욱 그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리더들은 바이든과 대면할 시간을 갖고, 그들의 불만과 우려를 표명할 기회를 갖길 원했다"며 "바이든이 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길 원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인 입국제한 코로나19 대응도 갈등 일으켜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국가와 영국민의 자국 입국을 제한해왔다.

EU의 경우 이미 지난 6월 미국을 상대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권고한 바 있으나, 미국에서는 빗장을 걸어잠근 탓에 유럽 회원국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코로나19 평균 감염률이 EU의 평균 감염률을 상회하자 EU는 회원국들에게 미국민의 비필수적 여행 목적의 입국에 대해 중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EU 국가들 사이의 반발이 확산되자 미국 측은 20일 11월 중에 유럽인 입국을 허용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다음주 중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초청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자리에서 코로나19와 호주와의 3국 협정,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의 리처드 폰테인 CEO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높은 수준의 동맹 유지를 원하는 유럽 파트너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