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두고 전문가들 의견 엇갈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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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샷 두고 전문가들 의견 엇갈리는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20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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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부스터샷 필요성 강조
미 FDA "일반인 2차 접종으로도 충분"
WHO "백신 미접종자 접종이 더 효과 클 것"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여전히 줄지 않는 상황에 이르자,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이견도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의견 차이는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제조업체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화이자·모더나 "부스터샷 필요"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돌파감염 사례 데이터를 공개하며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모더나는 백신 3상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코로나19 돌파감염 사례들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2차 접종까지 마무리한 대상자 1만1431명 중 돌파 감염자는 8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2차 접종까지 마무리를 한 대상자의 경우 1만4746명 중 162명의 돌파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

입원 및 사망자의 경우에도 지난해 7~10월 백신 접종을 마친 대상자 중에는 입원 환자가 3명, 사망자가 2명 발생한 반면 최근 접종을 마무리한 이들 가운데에는 입원환자나 사망환자가 없었다는 것이 모더나 측 설명이다. 

모더나 측은 이를 제시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호그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6개월 전에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보다 1년 전에 접종이 끝난 이들에게서 코로나19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역시 유사한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화이자는 같은 날 2차 접종 후 2개월마다 백신 효능이 6%씩 떨어진다며,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16세 이상의 성인은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임상자료는 아직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강조한 모더나, 화이자와는 달리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단은 부스터샷에 반대하고 나섰다. 

FDA의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16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승인할지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반대 16, 찬성 2표로 부결됐다. 

전문가 자문위는 2차 접종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3차 접종시 젊은 남성들에게 심근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중증을 앓을 위험이 큰 취약층에만 부스터샷을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당초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일 주간부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지 8개월이 넘은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이번 FDA의 권고로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의 범위가 크게 축소된 셈이다. 

FDA 자문단의 결정은 권고안일 뿐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FDA는 자문단의 권고를 대체로 수용해온 만큼 조만간 있을 FDA 최종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반인에게 부스터샷 필요 없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자의 경우 일반인들에게는 부스터샷이 필요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 10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자인 옥스퍼드 대학의 사라 길버트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생긴 항체가 델타 변이에도 잘 유지되고 있다"며 "노인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지만 표준 2차 접종 방식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지속적인 보호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과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추가 접종을 받도록 하겠지만 모두가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1회 접종 백신인 얀센의 경우 백신 최초 접종 6개월 후 부스터샷을 추가 접종하면 스파이크 결합 항체 생성 수준이 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 백악관의 부스터샷 계획에 얀센 백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NBC뉴스는 19일 이를 전하며 "정부 안팎의 과학자들은 최근 며칠간 부스터샷의 필요성과,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의 효과 및 부작용 우려와는 별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전히 빈민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이들이 더 많은 만큼 선진국의 부스터샷 도입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미 FDA와 WHO 소속 과학자들은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에 기고한 글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아주 높은 인구 중에서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주요 경로는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이라며 "(부스터샷) 대신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면 훨씬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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