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3연임 준비하는 시진핑, 걸림돌 치우고 내부 결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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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3연임 준비하는 시진핑, 걸림돌 치우고 내부 결속 강화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9.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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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사상교육, 충성 서약 등을 통한 내부 결속 강화 
미디어 통제 강화로 온라인상에서는 애국주의, 민족주의 활개
중국몽, 일대일로 그리고 공동부유론으로 이어진 시진핑 사상
88%에 이르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90%가 넘는 중국 정부 지지율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올해 11월에 열린 예정인 제19기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이하 19기 6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기업 규제, 청소년들에 대한 사상 교육 강화, 당 간부들에 대한 충성 서약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19기 6중전회에서 세번째 ‘역사결의’를 채택하고 2022년 가을에 열릴 예정인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실현하기 위한 내부 결속 다지기라는 분석이다.

‘역사결의’는 과거의 역사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역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결의하는 것으로, 19기 6중전회에서 ‘역사결의’가 이뤄지면 중국의 공산당 역사에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개념이 정식으로 기재되고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 사상’을 공산당의 헌법 격인 당장에 기재했고, 2018년에는 국가주석의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을 통과시킴으로써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국이 사상적 건전성과 도덕성에 대한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면서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EXO, IU, BTS 등 한국 아이돌의 웨이보 펜클럽 계정이 30일간 정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출처=왕이망

지난 7얼1일 중국 공산당 창당100주년 공식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중국중앙티비(CCTV)캡처.
지난 7얼1일 중국 공산당 창당100주년 공식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중국중앙티비(CCTV)캡처.

규제, 사상교육, 충성 서약 등을 통한 내부 결속 강화

시진핑 주석이 연임되면 2022년 가을에 열리는 20차 공산당 당 대회에서 총서기로 선발되고 2023년에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해서 국가주석이 된다.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19기 6중전회에서 연임을 위한 신임을 받아야 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한편 인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명분과 공적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 간부와 기업들에게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는 한편 올해 들어 사법기관 간부 약 18만명을 징계했다.

빅데이터 사업자에 대한 독과점과 데이터 보안 규제를 실시하고 국영수에 대한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교육 개혁을 단행했다.

사상적 건전성과 도덕성에 대한 높은 책임감을 요구하면서 아이돌 프로그램 금지, 온라인 팬클럽 단속, 탈세 연예인 퇴출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단속도 강화했다.

인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공적 쌓기와 선전 활동도 지속됐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임기 동안 달성한 고도 경제 성장률을 시진핑 주석의 주요 공적으로 내세웠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이미 인민 모두가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샤오캉 사회를 달성했다고 선포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철저히 코로나19에 대처해서 인민 모두가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동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 등 주요 공적이 될 만한 일들도 적극 챙기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 정부가 당 내부의 충성과 복종을 강조하고 빅데이터, 교육, 부동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규제 압박을 가하는 한편 주요 공적들을 적극 챙기며 선전하는 것은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 노력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에 부합하는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중국 감찰조가 지방의 사회악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드라마 ‘소흑풍폭’의 한 장면. 사진출처=텅쉰망

미디어 통제 강화로 온라인상에서는 애국주의, 민족주의 활개

내년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사법기관 단속과 지속적인 충성 강요 등을 두고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도 있다.

최근 아포뤄라는 필명의 중국 블로거가 중국 온라인에 게재한 글에서 중국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의 헤드라인에서 시진핑 주석의 게재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권 교체 가능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아포뤄가 게재한 글은 8월 24일 저녁을 기점으로 중국 내에선 해당 글을 더 이상 열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중국 정부의 노선에 반대되는 글이나 사상을 전파하는 미디어에 대한 통제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1인 미디어나 SNS 계정에 대한 단속은 더욱 심해졌다.

특히 경제 분야와 관련한 1인 미디어 단속을 강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경제금융 시장에 대해 부정적 소식을 퍼뜨리는 1인 미디어 계정은 신속하게 폐쇄하고 있다.

기존 언론 매체는 물론 1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중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주장이 철저히 통제되면서 중국 미디어 플랫폼에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표방한 글과 작품들로 넘쳐난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에 고무된 소위 ‘N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글들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고 있고 중국 정책에 반하는 활동을 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영상 제작자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에 부합하는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동 부유 정책에 부응하며 기업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알리바바는 2025년까지 1천억 위안(한화 약 18조원)을 들여 '공동 부유 10대 행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출처=소후망

중국몽, 일대일로 그리고 또 다시 공동부유론으로

시진핑 주석은 취임사에서 중국몽과 일대일로를 전면에 내세우며 중국의 부흥을 역설했다.

중국몽이란 중국의 전성기를 재현하겠다는 구상을 의미하며 일대일로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서 육상과 해상을 잇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몽은 세계의 주도권을 잡고 중국 부흥을 이루겠다는 중국의 국가적 목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몽과 일대일로에 이어 새롭게 공동부유론을 들고 나왔다. 공동부유론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성장 일변도 정책을 시행하며 낳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종의 분배 정책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8월에 열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공동 부유’를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공동 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로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후 공동 부유를 중요한 목표로 여겨왔다고 강조하며 부의 분배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공동부유론을 뒷받침할 각종 규제와 정책 그리고 기업에 대한 압박이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시장 주체들과 부자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규제 정책에 놀란 기업들과 부자들은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론에 호응하며 앞다투어 기부금을 내 놓았다.

중국 정부가 내 놓은 공동부유론은 시장 경쟁력을 통한 소득 분배, 정부의 정책 수단을 통해 재분배, 그리고 거부들의 사회 공익 활동과 기부를 통한 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공동부유론은 중국 경제가 성장 일변도에서 규제를 통한 분배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방향 전환과 관련해서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침체와 미국과의 충돌로 인한 경기 타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정부가 외부적 경제 충격을 내부적 시스템으로 완화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실시한 공산당 지지도 조사연구에 따르면 중국 인민들의 중국 정부 지지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심천신문망

최고 88%에 이르는 부정적인 시각과 90%가 넘는 높은 지지율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월에서 5월까지 17개국 성인 1만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69%나 됐다. 

조사 대상 17개국 중 15개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 중국에 대해 반감 수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으로 88%였고 한국은 2020년 보다 2%가 높아진 77%로 집계됐다.

나라마다 중국에 대해 반감을 보이는 이유는 각기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 홍콩과 대만 사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의 인권문제, 남태평양 문제, 무역 보복 등이 중국에 대한 반감을 높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또 다른 조사에서는 중국 정부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지지도가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2020년에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서 실시한 중국 인민들의 공산당 지지도 조사연구에 따르면 중국 인민들의 중국 정부 지지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달리 중국 인민들의 중국 정부에 대한 높은 평가에 대해서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대다수 중국 인민들이 실질적으로 물질적 혜택을 받은 것이 중국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들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블룸버그통신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는 국가들 순위를 공개한 바 있는데, 당시 중국은 종합 8위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전세계가 새로운 확산세에 놓였던 반면 중국은 강력한 국내외 봉쇄 정책으로 안정적인 관리를 유지한 것을 높게 평가하며 최근 미국과의 갈등속에서 중국 정부가 외국에 대한 강력한 봉쇄정책을 취하고 것에 대해서도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9000만명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고 이 당원들은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즉, 중국 공산당은 1억 명에 가까운 당원들은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대외적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아지고 있지만 90%가 넘는 중국인민들의 지지율, 9천만명에 가까운 당원에 대한 동원력 그리고 인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중국몽 등으로 중국 내부적으로는 중국 인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굳건해 보인다. 

때문에 최근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정책을 바탕으로 한 통제 강화에 대해서 사회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당분간은 심각한 경제 침체나 중국 정부의 큰 실수가 없다면 중국 인민들의 공산당에 대한 지지도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3연임도 문제없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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