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탐구] 차기 총리, '고노-기시다' 2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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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구] 차기 총리, '고노-기시다' 2파전 양상
  • 치바김 도쿄 통신원
  • 승인 2021.09.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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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오차범위내 고노 1위 유지
결선투표시 기시다 유리 전망
치바김 도쿄 통신원.
치바김 도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치바김 도쿄 통신원] 지난 3일 스가총리의 갑작스런 자민당 총재 불출마 선언으로 오는 29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이 되었다.

이는 자민당내 파벌정치를 춘추 전국시대로 빠져들게 하였으며 이것은 일본의 정치에서 드문 현상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의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런 사퇴로 등장한 스가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일본의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일본 현 천황 연호 )를 TV에서 두 손을 들어 연호를 보이며, '레이와 아저씨'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출범했었다.

출범 당시 지지율은 60%가 넘었으며 그것은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스캔들인 모리토모 학원, 카케 학원, 사쿠라 보는 모임 문제, 코로나 대책의 실패 등 여러가지 문제로 궁지에 몰리게 되자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였다. 

스가 총리, 아베의 희생양(?)

1년 전 스가총리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은 컸지만,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아베 전 총리의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채 그의 남은 임기만을 이어받은 스가총리로선 여전히 내각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가 총리는 임기 중 올림픽 강행과 코로나 확산에 의한 방역 실패로 인해 60%대 지지율은 물거품처럼 사라졌고,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스가 총리의 얼굴로는 참패할 것이라는 자민당내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자민당은 정권 유지를 위해 가차 없이 스가총리를 토사구팽 시켰다는게 일본 언론들의 중론이다. 

스가총리는 불출마 선언 전, 거물 정치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아들 뻘 고이즈미 환경상을 네 차례나 불러, 자신의 진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총재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스가 총리의 입지가 최근들어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취임 1년만에 아베 전 총리의 잔여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기로 한 스가 총리. 2019년 4월1일 관방장관 재직 중이던 스가 총리가 새로운 천황의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년만에 아베 전 총리의 잔여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기로 한 스가 총리. 2019년 4월1일 관방장관 재직 중이던 스가 총리가 새로운 천황의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민당은 현재 춘추 전국 시대

자민당 내에는 7개의 파벌이 존재하고 상황에 따라 이 파벌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정권이 창출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파벌에는 자민당 383명의 의원 중 가장 큰 호소다파에 96명이 포진해있고 이어 아소파(53명), 다케시마파(52명), 니카이파(47명), 기시다파(46명), 이시바파(17명), 이시하라파(10명), 무당파(62명) 등이다. 

장기 집권한 아베정권 시절에는 아베를 총재로 만드는데 파벌 간에 이론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아베 전 총리는 장기 집권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의 자민당 총재 선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혹은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기시다 전 외무상, 다카이치 전 총무상, 고노 현 행정규제개혁 담당상 겸 백신 담당상, 노다 전 내각부 특명 담당상, 이시바파의 수장인 이시바 등이 있으나, 이시바는 6일 고노를 지지하며 이번 선거에는 불출마 쪽으로 조정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기서 각 파벌의 지지 형태를 살펴보면 기시다파 이외에는 자기파 출신을 적극적으로 자지하지 않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호소다 파의 핵심인물인 아베 전 총리는 사상과 정치적 이념이 같다는 이유로 다카이치 전 총무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호소다파 전체가 여성인 다카이치를 지지하는 것은 일본 정치에서 상상하기 힘들다. 

아소파인 고노가 아소파의 아소로부터 출마 승인은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아소파 전체의 전폭적인 지지는 아니다. 일본식 표현으로는 용인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의 정치 해설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아베 전 총리가 기시다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기시다가 한 일본 TV방송에 출연해 아베 전 총리의 모리토모 학원, 카케 학원 문제의 스캔들을 아베 전 총리가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후, 기시다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아소파의 아소가 고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밝히지 않은 것도 파벌내의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직전 총재 선거까지는 아베와 아소의 합작에 의해 만들어진 총재 선거였다면 이번 선거는 파벌에는 소속돼 있지만 같은 파벌이 아닌 다른 인물에 투표할 가능성도 높다. 

다카이치와 노다는 여성 후보이기 때문에 남성 우월주의가 존재하는 일본의 현 정치에서, 여성 총리로서 탄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변수가 존재한다. 

이번 총재 선거는 당내 의원 383표뿐만 아니라 지역당원 383표로 총재가 선출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유력 후보인 기사다도, 코노도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지역 당원의 표가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노 다로(왼쪽)행정개혁 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최근 이시바 전 간사장이 불출마를 선언한이후 오는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정되는 일본 차기 총리는 고노와 기시다 2파전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고노 다로(왼쪽)행정개혁 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최근 이시바 전 간사장이 불출마를 선언한이후 오는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정되는 일본 차기 총리는 고노와 기시다 2파전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1위는 고노...결선투표로 가면 기시다 유리 

6일 고노에게 유리한 뉴스가 전해졌다. 이시바파의 이시바가 고노 쪽으로 지지를 하고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자민당의 개혁을 위해서는 고노가 기시다보다 더 적격이라는 이유다. 자민당 내의 외인부대이자 당내 개혁을 항상 제창하고 있던 이시바이기에, 지역 당원의 젊은 표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노에게 또 하나의 낭보는 스가 총리와 코이즈미 환경상도 그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일단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내의원 383표, 지역 당원 383표로 진행 된다. 하지만 전체 투표수의 50%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면, 1차 투표에서 다수를 획득한 2명이 결선투표에서 만나게 된다.

현재 기시다나 고노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에 누구 하나가 50%를 획득 못할 시, 두 사람이 결선 투표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일본의 정치 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기득권의 세력이 유지되느냐, 아니면 자민당내에 세대교체가 이뤄 지느냐 하는 것도 이번 선거의 쟁점이라고 한다. 

고노가 당선되면 당내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기시다를 지지하지 않는 아소나 전 아베총리도 자신들이 좌지우지하는 기득권을 유지하기위해 고노가 아닌 기시다를 파벌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기시다 쪽이 결선 투표에서 당선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4~5일 이틀에 걸친 JNN의 여론 조사에서 자민당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고노 22%, 이시바 21%, 기시다 14% 순이었다. 자민당 지지자 중에서도 고노 25%, 이시바 20%, 기시다 17%로 고노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오차범위 내 아슬아슬한 1위다. 

요미우리 신문 등 다른 언론사의 여론조사도 순위는 같았다. 이는 일본 국민들도 자민당의 개혁과 앞으로 코로나 대책에서도 고노가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자민당 총재를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론 조사결과와 실제 결과는 달리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일본 언론의 발표대로 이시바가  고노를 지지하며 불출마를 선언 한다면, 상황은 당연 고노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소와 아베 전 총리가 좌지우지하던 자민당 정치가 이번에 바뀌고 물갈이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치바 김 도쿄통신원은 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20년간 무역업을 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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