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린 해 '총리 사임' 징크스···"스가는 4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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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린 해 '총리 사임' 징크스···"스가는 4번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9.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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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케다·사토·하시모토 총리도 올림픽 개최 후 물러나
일본에서 하계 또는 동계 올림픽이 열린 해에 총리가 사임하는 징크스가 또다시 살아났다. 왼쪽부터 이케다 하야토, 사토 에이사쿠, 하시모토 류타로, 스가 요시히데. 사진=하후포스트
일본에서 하계 또는 동계 올림픽이 열린 해에 총리가 사임하는 징크스가 또다시 살아났다. 왼쪽부터 이케다 하야토, 사토 에이사쿠, 하시모토 류타로, 스가 요시히데. 사진=허프포스트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린 해는 총리가 사임한다는 징크스는 살아 있었다.

일본에서 하계 또는 동계 올림픽이 열린 해에 총리가 사임하는 징크스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넘어서지 못했다.

스가 총리는 도쿄 올림픽(7월 23일~8월 8일)이 끝나고 패럴림픽(8월 24일~9월 5일) 기간인 3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는 총리 연임 포기를 의미한다.

오는 29일 투·개표가 이뤄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면 스가 총리는 사임하고 새로운 집권당 총재가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지금까지 1964년 첫 도쿄 하계 대회, 1972년 삿포로 동계 대회, 1998년 나가노 동계 대회, 올해 두 번째 도쿄 하계 대회 등 올림픽이 4번 개최됐다.

1964년 도쿄 올림픽(10월 10~24일)은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1899∼1965) 총리 재임 기간에 열렸고 이케다 총리는 폐막식 다음 날인 10월 25일 사임했다.

이케다 총리는 올림픽 개막 한 달 전에 건강 악화로 입원했다. 암이었다.

고도 경제 성장기에 개최된 첫 도쿄 올림픽은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됐지만 이케다는 암 판정을 받아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1972년 삿포로 대회(2월 3~13일)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총리 재임기에 열렸다.

사토 총리는 삿포로 대회가 끝나고 그해 5월 15일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한 오키나와(沖繩) 반환을 실현했고, 정기 국회 폐회 다음 날인 6월 17일 사임을 표명했다.

7년 8개월이나 집권한 사토 총리는 역사적인 과제를 완수하고 물러난 셈이다.

1998년 나가노 대회(2월 7~22일)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1937∼2006) 총리는 "올림픽은 일본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며 지지율 제고를 꾀했다.

대회 5개월 뒤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하자 하시모토 총리는 선거 다음 날인 7월 13일 사임을 표명했다.

올해 스가 총리는 두 번째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와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다는 게 당초 구상이었지만 이런 뜻을 이룰 수 없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은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개최됐고 올림픽 폐막 후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스가 내각 지지율도 작년 9월 출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내각 지지율이 바닥인 스가 총리를 중의원 선거의 간판으로 삼기는 곤란하다는 견해가 자민당 내에서 확산하면서 결국 스가 총리는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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