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초대형 은행서 올해만 6번 시스템 장애...원인도 못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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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 초대형 은행서 올해만 6번 시스템 장애...원인도 못 밝혀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9.02 16:1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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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호은행, 지난달 19~20일 대규모 시스템 장애 발생
8월 23일에도 ATM기 작동이 멈춘 사고 발생
미즈호은행, 금융청에 사고발생 10일 후 '원인불명' 보고서 제출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의 초대형 은행에서 발생한 전산시스템 사고이후, 열흘이 넘도록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낙후된 일본의 디지털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은행의 전산시스템이 이틀간 마비돼 영업점 창구의 은행업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나, 열흘이 넘도록 아직까지 발생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일본 언론과 시민들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디지털청이 내각에 구성됐으나, 달라진 것 없이 더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밤부터 20일 오후까지 일본의 초대형 은행인 ‘미즈호은행’의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기간 일본 전국 약 520개 지점의 창구에서 입출금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 시스템 장애로 고객의 신용카드 분실 신고 대응도 늦어져, 50만 엔(약 520만 원)의 부정 인출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아소 다로 금융담당 장관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에서 “ATM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고령자에게 영향이 생기고 있다. 빠른 시스템 복구와 고객에게 제대로 된 대응을 할 것을 요청하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눈여겨보겠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도 금융 기관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사고발생 12일이 지난 후 ‘미즈호은행, 시스템 장애, 금융청에 보고서 “원인 특정할 수 없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일 보도하고 있는 후지TV 메인 뉴스 ‘Live News α’. 사진=후지TV화면 캡처.
사고발생 12일이 지난 후 ‘미즈호은행, 시스템 장애, 금융청에 보고서 “원인 특정할 수 없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1일 보도하고 있는 후지TV 메인 뉴스 ‘Live News α’. 사진=후지TV화면 캡처.

당시 미즈호은행 측은 시스템의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지난 8월 19일 오후 9시 10분경에 장애를 감지해 복구작업을 진행했지만, 다음날 점포의 영업 개시 시간인 오전 9시까지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은행 홈페이지로 관련 사실을 알린 것은 영업 개시 직전인 이튿날 오전 8시 30분이었고, 오후 2시 20분경에 비로소 모든 시스템이 복구되었다.

이어 8월 23일에도 약 130대의 ATM기의 작동이 멈추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미즈호은행에서 지난달일어난 시스템 장애에 관한 보고서를 8월 31일, 금융청에 제출했다. 

일본 언론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 미즈호 파이낸셜 보고서에는 은행 메인 시스템과 지점의 거래 단말기를 연결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은 물론, 백업 기능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조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아소 금융담당 장관은 금융 서비스에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금융청은 올해 들어 6번이나 문제가 생긴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보고서 내용을 확인한 후에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등에 업무 개선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청 입구의 모습과 ‘보고서, 시스템 총점검, 복구 순서 확인, 자세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8월 31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금융청 입구의 모습과 ‘보고서, 시스템 총점검, 복구 순서 확인, 자세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는 자막과 함께 지난 8월 31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한편, 지난 8월 31일, 산케이신문은 미즈호은행의 메인 시스템인 ‘MINORI(미노리)’의 가동이 2019년 7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2018년 3월 말 시점에 1143명이던 담당자가 올해 3월 말 시점에는 491명으로 3년간 57%나 줄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6월의 제삼자 위원회 보고서에서는 개발 단계부터 관여하고 있던 담당자의 감소를 언급하며 ‘시스템 구조의 블랙박스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내용을 소개했다.

또, 미즈호은행의 메인 시스템은 미즈호은행의 전신인 다이이치권업, 후지, 일본흥업이 이용하고 있던 후지쯔, 일본 IBM, 히타치 제작소의 시스템을 존속시키는 형태로 통합해, 다른 대기업의 메인 시스템보다 복잡하고 취급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담당자 인원을 줄임으로써 현장에서의 보수 관리 노하우가 부족해져, 문제 원인 규명도 늦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지지통신은 미즈호은행에서 지난 2월 말부터 4번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6월에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던 참이었다며, 이들 장애에 대한 금융청의 행정처분도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시스템 장애가 반복되는 이례적인 사태로 은행의 신용에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미즈호은행의 잇따른 시스템 장애에 관해 일본 네티즌들은 “즉, 이후에도 이런 문제가 이어질 것이므로 미즈호은행과 거래를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 같다”, “이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무섭다”, “지난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입금하려던 찰나에 ATM을 이용할 수 없게 되어 당황했다. 항상 사용하고 있는데,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즈호은행의 임원진이 시스템 장애에 대해 사과를 하는 모습을 지난달 20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 메인 뉴스 ‘보도 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미즈호은행의 임원진이 시스템 장애에 대해 사과를 하는 모습을 지난달 20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 메인 뉴스 ‘보도 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이에 8월 20일 오후,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임원진이 올해 6번째인 시스템 장애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사카이 타쓰후미 사장은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사태를 일으켜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카이 사장은 기자로부터 경영책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더욱 강력한 재발 방지책을 세울 필요가 있고, 그것을 제대로 추진해 가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현시점에서 경영진의 사퇴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1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핵심 공약으로 야심 차게 내 걸었던 ‘디지털청’이 600명 규모로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디지털청 앞에 놓인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스가 총리가 자신의 총리 재임을 위한 행보에만 급급해 디지털청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디지털청이 미즈호은행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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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은 은행이 2021-09-02 19:27:31
올해만6번째라니 시스템 장애 원인을 못 밝히는건지..밝히기 싫은건지 ?
이것저것 말하려니 입아프고 손아파서..

부루마블 2021-09-02 18:36:48
합병을 할꺼면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야하는데. 합병하면서 각 자 지분을 지키려고 저런식으로 그냥 세개의 다른 시스템을 붙여버림. 그래놓고 직원감축. 자업자득 코메디.

ㅋㅋㅋ 2021-09-02 17:17:58
이명박때 농협시스템 사도때도없이 고장났던거 생각나네ㅋㅋㅋ시스템 다운시키고 무슨 장난질을 하는지 알길이 없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