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① 전기차 보급 세계 1위 전략='충전 인프라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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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① 전기차 보급 세계 1위 전략='충전 인프라 확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1.09.0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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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충전소 2017년 대비 6.9배와 5.3배 급증
국내 전기차 충전시장 가파른 성장세 전망
현대차그룹·카카오모빌리티·환경부 등 민관 시장 확대 적극적
전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2040년 680조원대 시장으로 급부상
전기차 충전도 '집밥' 대세…완속 충전 시장 확대 전망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4년 뒤인 2025년부터 새 자동차 모델을 모두 전기차로 출시한다. 오는 2030년부터는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한다. 전기차 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전기차 시대, 우리가 마주할 변화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기아의 니로 전기차를 타는 이승희(남·31) 씨는 전기차의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충전을 꼽았다. 그는 "주택가에 살다보니 전기차 충전기를 찾아 대형마트나 공공기관을 떠돌아 다니는 경우가 많다"면서 "운 좋게 퇴근 후 전기차 충전소를 찾더라도 다음 날 출근까지 밤새 충전하기가 힘들다. 충전소가 부족하다보니 차량을 이동 주차해달라는 항의성 전화를 받곤 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24시간 이용이 불가해 마트가 폐점하기 전 차를 찾으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라남도 광주시에 거주 중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상반기 3만8886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다. 하지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 확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확충은 비단 한국만의 고민은 아니다.

전 세계 주요국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비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162%)와 중국(158%), 프랑스(125%), 영국(114%)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충전소 대비 상황을 살펴봤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공개한 고속충전 인프라 브랜드 'E-핏'.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공개한 고속충전 인프라 브랜드 'E-핏'. 사진제공=현대차

충전만큼은 빠르게...속도내는 충전소 건립

한국 역시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맞아 충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보급된 전기차는 모두 17만6000대며 충전기는 7만2000기(급속 1만2000기, 완속 5만9000기)다. 2017년 대비 각각 6.9배와 5.3배 늘어난 수치다. 충전기 1기 당 전기차 대수는 2.4대로 미국 16대, 일본과 프랑스 10대, 중국 6대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국내 충전소 건립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충전소는 설치가 용이한 공공시설, 주차장, 공동주택 중심으로 구축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개정된 친환경 자동차 법이 적용되면서 신축뿐만 아니라 구축아파트, 기축 시설, 주거지 생활거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공동주택은 2025년까지 100세대 이상 아파트(1만7656단지, 1073만 면)에 주차 공간의 4% 이상 완속 충전기를 구축해야 한다. 도심지역도 2025년까지 상업 및 공공시설(43만 동, 475면)에 주차 공간의 3% 이상 완속 충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충전기 설치가 권장이 아닌 의무화된 구역이 증가하면서 충전소 또한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추이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SK증권
글로벌 전기차 판매 추이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SK증권

국내 전기차 충전소 시장은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고속충전 인프라 브랜드인 'E-핏(E-Pit)'을 공개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12곳의 고속도로에 휴게소당 6기의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올해 내로 주요 도심 거점에 8개소(48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전력과 카카오모빌리티도 충전소 확대에 가세했다. 이들은 '전기차 충전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서비스 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카카오내비와 '차지링크(ChargeLink)'를 연계해 운행 경로 상 최적의 충전소를 찾아주고 결제까지 가능한 '차장플래너'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공과 민간 협력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한국자동차환경연합회는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공급하고, 해당 정보를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서비스하는 플랫폼(내비게이션, 모바일 앱 등)과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충전소 고장제보 및 상황 정보 표시 서비스가 시행됐으며 연내 충전기 최적 경로 탐색 및 예약정보 제공, 내년 초부터 QR페이, 플러그엔차지와 같은 스마트 결제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주요 국가에 비해 전기차 보급은 느렸지만 충전만큼은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이다. 

 지난 4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열린 '현대차 초고속 전기차 충전서비스(E-pit)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전기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커지는 충전 시장...완속 충전의 성장 가능성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탄소 저감을 위한 주요 국가의 정책 및 규제, 기업들의 투자 확대 등 호재로 전기차 충전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믹 트랜지션 시나리오(Economic Transition Scenario)'를 종합하면 2040년까지 충전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걸쳐 2억9000만 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5890억 달러(약 682조 원)의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충전 시장으로 보면 2037년까지 연간 390억 달러(약 45조1000억 원), 공공 충전으로 한정해도 2035년까지 연간 157억 달러(약 18조2000억 원)의 투자가 전망된다. 2억9000만개 충전소를 수요처별로 구분하면 가정용이 2억5000만 개(87%)로 가장 많고 그 뒤를 공공부문 2400만 개, 근무지 1200만 개, 상용(버스·트럭) 전용이 400만 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주요 지역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투자지원이 확대된다면 충전기 개수와 투자액은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충전은 충전 시간과 용량에 따라 크게 급속과 완속 충전으로 나뉜다. 급속 충전은 일반적으로 AC전원을 DC로 변한해 자동차에 장착된 배터리에 필요한 전력을 충전한다. 정류기 및 DC/DC컨버터가 외부 충전시스템에 분리돼 있어 충전 속도가 빠르다.

국내 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 현황. 사진=SK증권

반면 완속 충전은 정류기와 AC/DC 컨버터가 자동차에 내장돼 전력 변환과정이 발생하고 자동차는 구조적으로 소용량 변환만 가능해 충전 속도가 느리다. 서로 다른 충전 충전방식이 필요하고 차량마다 포트와 배터리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완속 충전은 시장이 세분화되고 어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커지는 충전 시장에서 완속 충전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자동차도 가정 내 220V 콘센트를 통해 충전하는 '집밥'이 가능한 셈이다. 퇴근 후 다음 날 출근까지 집에서 충전하거나 출근 후 퇴근까지 직장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완속 충전기를 50만기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6월 기준 완속 충천기 규모는 5만9000기다. 동시에 정부는 6월 현재 8000기인 급속 충전기 규모를 2025년까지 1만2000기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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